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8-04-09 18: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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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3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실적 개선 기대를 받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며 시가총액 순위에서 장중 한때 셀트리온을 앞질렀다.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왼쪽)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하지만 셀트리온 주가가 삼성증권 사태에 따른 공매도 규제 기대 심리에 모처럼 반등하며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3위를 수성했다.
9일 코스피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직전거래일보다 8.29%(4만3천 원) 급등한 56만2천 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다.
이날 주가 급등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시가총액도 종가기준 37조1847억 원으로 늘어났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도 삼성전자우선주를 제치고 4위로 뛰어올라 3위 셀트리온를 바짝 추격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시가총액은 이날 장중 한 때 셀트리온을 제치고 코스피 시총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상승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임랄디’의 유럽 판매 기대가 높아진 덕분으로 보인다.
임랄디는 글로벌제약사 애브비가 만든 자가면역질환 치료 바이오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인데 휴미라는 지난해 매출이 20조 원에 이른다.
휴미라의 유럽지역 물질특허는 올해 10월 끝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임랄디 판매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애브비가 각종 특허를 덧붙이면서 출시를 저지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애브비에 기술료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합의해 올해 10월부터 임랄디를 유럽에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합의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앞서 애브비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특허 기술료 지급에 합의한 글로벌 제약사 암젠과 함께 유럽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시장 선점을 놓고 경쟁하게 됐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유럽에서는 선도적 바이오시밀러의 성공이 어느 정도 보장돼 있다”며 “임랄디는 경쟁사 암젠과 공동으로 유럽에서 휴미라 선도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적자기업이라 실적이 좋아지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에도 곧바로 반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별도기준으로 지난해 매출 4646억 원, 영업이익 660억 원을 냈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매출 3151억 원, 영업손실 1039억 원을 냈다.
진 연구원은 “임랄디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들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인 10억 달러를 보이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실적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 주가도 4.79%(1만4천 원) 오른 30만6천 원에 장을 마쳤다.
셀트리온 주가는 이날 삼성증권 사태 영향으로 공매도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퍼져 오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공매도종합포털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액은 4일 기준 3조2863억 원으로 시가총액 36조 원의 9%를 초과한다. 반면 같은 날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01조 원이나 되지만 공매도 잔액은 2166억 원에 그친다.
공매도가 금지되거나 규제가 강화되면 셀트리온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셀트리온 주가가 상승하면서 셀트리온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37조5359억 원으로 늘어났고 코스피 시가총액 3위 자리도 유지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급등으로 시가총액 차이는 3512억 원으로 줄었다.
코스닥에 상장된 셀트리온 계열사들의 주가도 모두 상승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1.88%(1900원) 오른 10만2700원에 장을 마쳤고 셀트리온제약 주가는 4.94%(4400원) 상승한 9만3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