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네 코네바아그(왼쪽)와 마커스 헬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그룹 총괄사장이 2018년 4월6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그룹> |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판매를 본격적으로 재개했지만 '디젤 게이트'와 관련해 풀어야 할 숙제가 여전히 많아 보인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6일 한국에서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르네 코네바아그, 마커스 헬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그룹 총괄사장이 모두 연사로 나서 2년 동안의 리콜 승인과 운영조직 개편내용을 소개하고 향후 신차 출시와 투자 계획을 밝혔다.
마티아스 뮐러 폭스바겐그룹 회장도 한국 기자간담회에 영상을 보내 “2년 동안 문제를 바로잡고 제품과 브랜드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와 부단히 노력했다는 점을 믿어달라”고 밝혔다.
이 간담회 주제는 ‘변화하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Transform Audi Volkswagen Korea)’였다.
독일차에 따라붙는 이미지는 기술력과 신뢰다. 하지만 '디젤 게이트' 이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보여주는 모습은 여전히 그런 이미지를 회복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변화를 말하는 아우디폭스바겐의 진정성에 의문이 가시지 않는 이유다.
'변화'를 선언하기 직전인 지난 3일 환경부는 이 회사 차량 14개에서 배출 가스량을 조작한 사실을 적발했다. 모자라는 기술력을 조작으로 메우려 한 것이다. 더구나 이번에 문제가 된 차량은 EA189가 아닌 다른 엔진을 장착한 차량이었다.
헬만 총괄사장은 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놓고 “본사가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조사 결과 가운데 일부를 전달받아 환경부에 전달했고 협의를 통해 환경부가 발표한 것”이라며 “향후에 이런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지 여부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환경부는 3월28일 아우디, 폭스바겐 등의 차량 1만6215대의 리콜 계획을 승인했다. 이로써 환경부가 2015년 11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디젤 게이트' 로 리콜을 명령한 EA189 엔진 장착 차량 12만5515대의 리콜 계획 승인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환경부 리콜 명령을 승인받는 데만 2년 반 가까이 걸렸다. 늑장 대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소비자 차별 논란도 여전하다.
폭스바겐그룹은 '디젤 게이트' 보상금으로 미국에서 1인당 최대 1200여만 원, 캐나다에서 500여만 원을 줬지만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현금 대신 100만 원짜리 쿠폰을 지급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
하지만 처음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영진은 이 문제를 놓고 "고객이 어디에 있든 고객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원론적 언급으로 넘어 갔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소송에 불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지만 태도 변화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요하네스 타머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독일로 돌아간 뒤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트레버 힐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도 말을 바꿔 법정에 나타나지 않아 정식 재판이 1년 넘게 열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 폭스바겐그룹은 벌금을 내기로 결정하고 2017년 1년에 디젤게이트 관련 소송 3건을 모두 종결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2020년까지 40여 종의 신차를 출시하고 사회공헌사업에 100억 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런 청사진 제시에 앞서 또다시 불거진 배출가스량 조작에 대한 성실한 해명과 함께 한국 소비자 차별, 소송에서의 불성실한 태도 등 '디젤 게이트'로 비롯된 관련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는 일이 먼저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의 신뢰 회복 없이 존속할 수 있는 기업은 없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