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3사는 올해도 공개채용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 하반기부터,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부터, 삼성중공업은 2016년부터 신규 채용을 하지 않고 있다. 조선3사는 2016년 극심한 수주절벽을 맞닥뜨렸는데 그 후유증을 아직도 극복하지 못해 공개채용을 중단한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존에 운영하던 산학연계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소수의 학생들을 채용할 때는 있지만 공개채용을 할 만한 여력은 없다”며 “조선업황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직원을 대규모로 신규 채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조선3사를 중심으로 신규 채용을 연평균 3천 명 규모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을 놓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실제 채용을 진행하는 조선사와 의견을 교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조선협회와 협의해 신규 채용 목표를 정했다”며 “일부 부서에서 부득이한 사정으로 직원을 채용한 사례는 있겠지만 조선3사가 지난해 공식적으로 신규 채용을 진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조선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청년인력 채용을 확대하기 위해 조선3사가 신규 채용을 연평균 3천 명 규모로 진행하도록 만들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조선3사가 올해 900명을 채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신규 채용을 확대하면 2022년 4500여 명을 채용하면서 연평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선협회와 상의해 2017년 채용 규모를 고려해서 세운 계획이므로 현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선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대형 조선사와 중견 조선사를 중심으로 530여 명의 신규 채용이 이뤄졌기 때문에 조선3사가 올해 900명을 신규 채용하는 데 큰 무리를 겪지 않을 것으로 산업통상부는 바라본다.
하지만 실제 조선3사가 진행한 신규채용은 일부 부서에서 소규모로 이뤄진 것이라서 정부가 바라는 대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부합하는 신규 채용을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여전히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점도 신규 채용을 확대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은 연차가 어느 정도 쌓인 직원을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신규 채용과 별도로 이뤄질 수도 있다”며 “하지만 기존 직원을 내보내면서 신입사원 채용을 대폭 늘리는 것은 기업에게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4월16일부터 29일까지 10년 이상 일한 사무직과 생산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자구계획안에 따라 2015년 말 기준 1만4천 명 규모였던 인력을 2018년까지 8천~9천 명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어 앞으로도 감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아직까지 희망퇴직을 실시할 계획은 없지만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4분기부터 인력 구조조정을 시행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수주 목표를 달성해도 정년퇴직 등으로 인력을 자연스레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신규채용을 할 힘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