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KTB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KTB금융그룹의 제2의 도약을 추진하기 위해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인 KTB네트워크를 상장해 여윳돈을 마련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3월 권성문 전 KTB투자증권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마치고 KTB투자증권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KTB금융그룹 계열사 37곳(사모펀드 제외) 가운데 이 부회장이 계열사 14곳을 확보했고 권 전 회장이 남은 계열사 23곳을 들고 계열분리했다.
이 부회장이 KTB금융그룹의 주요 금융계열사를 차지했고 권 전 회장의 영향력 아래 남는 곳은 주로 서비스업 및 광고대행업 등이다.
KTB투자증권은 KTB금융그룹의 정점에 있는 회사로 KTB자산운용(100%)과 KTB네트워크(100%), KTB PE(100%), KTB신용정보(100%) 등 주요 금융계열사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KTB투자증권 최대주주에 오른 뒤 “고객 신뢰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책임있는 금융그룹으로 사회에 더욱 공헌할 수 있도록 새 도약의 원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룹의 새 주인이 된 이 부회장이 내린 첫 결정은 계열사인 KTB네트워크의 기업공개(IPO)다.
KTB네트워크는 KTB투자증권의 최대주주가 바뀌는 과정에서 매각설이 불거지기도 했던 곳이다.
권 전 회장은 1999년 공기업이었던 한국기술개발을 사들여 투자전문회사인 KTB네트워크로 개편한 것을 발판으로 삼아 현재의 KTB금융그룹으로 키웠다.
그만큼 권 전 회장의 애정이 크고 KTB투자증권 지분을 매각해 여유자금을 들고 있는 만큼 인수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가 벤처캐피탈 활성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데다 KTB네트워크가 좋은 실적을 꾸준히 거두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은 KTB투자증권 아래 KTB네트워크와 KTB자산운용을 두 축으로 삼아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KTB네트워크를 8~11월까지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했다.
KTB네트워크의 기업공개 과정에서 신주 발행뿐 아니라 KTB투자증권 보유하고 있는 KTB네트워크 지분 100% 가운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지분을 제외한 상당 지분을 매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KTB네트워크가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KTB투자증권과 KTB네트워크가 동시에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KTB네트워크는 최근 활발하게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는 벤처캐피탈회사 가운데 최대어로 꼽히는 곳으로 상장하면 시가총액 6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KTB투자증권의 시가총액 3천억 원가량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 부회장은 중국과 아시아, 미국까지 해외사업을 늘리고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KTB투자증권은 투자금융과 그룹 전략을, KTB자산운용은 코스닥 벤처펀드와 해외대체투자, KTB네트워크는 중국 관련 투자펀드 및 창업투자에 각각 집중하기로 했다.
중국 판하이그룹(8.53%)와 중국 쥐런그룹(4.26%)이 각각 KTB투자증권의 주요 주주로 새로 이름을 올리면서 그룹 차원에서 중국사업도 더욱 활발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거쳐 그룹의 새 주인이 된 만큼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올해 본격적으로 ‘
이병철 체제’를 굳히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