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네이버와 업계 등에 따르면 네이버 노동조합은 출범한 지 하루 만에 가입자 수가 700여 명을 넘어섰다.
네이버 전체에서 노동조합 가입대상 직원이 8천여 명임을 고려하면 하루 만에 전체 인원의 10%가량이 노조에 가입한 것이다.
네이버 노동조합은 설립 이유로 ‘수직적 조직문화’를 들었지만 성과 배분을 놓고 회사와 시각차이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내부에서는 노동조합 설립 조짐이 일찌감치 감지됐다.
3월 네이버 사내 커뮤니티와 익명 게시판 등에 노조 설립을 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네이버 노조는 '네이버에 노조가 생긴다면 가입하겠습니까?'라는 질문에 94.9%(전체 인원 729명)이 참여하겠다고 대답했다고 발표했다.
조직문화에 불만이 그만큼 컸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네이버 노조는 공동성명에서 “초기의 수평적 조직문화는 수직 관료적으로 변했고 활발한 소통문화는 사라졌다”며 “소통이 필요한 주요 사안들도 일방적 의사결정을 하고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쟁구도에 놓인 ‘카카오’로 이직하는 네이버 직원 수가 늘고 있다. 이를 두고 네이버의 경직된 조직문화에 불만이 일부 작용했을 수 있다는 시선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여민수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이사는 모두 네이버의 전신인 NHN 출신이다. 임지훈 카카오 전 대표도 NHN 기획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 이진수 포도트리 대표,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 등도 모두 NHN 출신이다. 가장 최근 카카오로 자리를 옮긴 권승조 카카오프렌즈 대표이사 내정자도 네이버 디자인센터장을 거쳐 네이버 이사를 지냈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조직문화와 네이버의 문화가 더욱 비교됐을 공산이 크다.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모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네이버보다 카카오에서 의사소통 방식, 휴가사용 등에서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라며 “네이버도 ‘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긴 하지만 대표이사를 비롯해 모든 임직원이 영어이름을 사용하는 점이 카카오의 수평적 문화에 한몫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둔 네이버가 직원들에게 2016년 절반 수준에 불과한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불만이 더욱 커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노조는 ‘정당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라’고 주장했는데 합당한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 4조6784억 원, 영업이익 1조1791억 원을 거뒀다. 사상 최대 실적이자 영업이익률도 25%에 이르는 성과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지난해 보수로 20억 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