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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프로듀서 <뉴시스> |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프로듀서가 무섭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마치 내년을 ‘YG엔터테인먼트의 해’로 만들려는 기세다.
미국 뉴스종합매거진인 바이스는 최근 ‘어떻게 YG엔터테인먼트가 케이팝을 장악하고 2014년을 강타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바이스는 이 기사에서 양현석 대표가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2015년 더욱 활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대표는 YG엔터테인먼트가 소속 아티스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수익구조를 고치려고 한다. YG엔터테인먼트는 빅뱅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수익구조가 편중돼 있다. 빅뱅 멤버의 스캔들이 터지면 주가도 출렁댄다.
양현석 대표의 동생인 양민석 YG엔터테인먼트 사장은 최근 휘닉스홀딩스를 인수하면서 “음악사업 외의 분야에서도 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신규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사업다각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수익모델을 다양화하려는 시도라는 평가와 함께 새로 시작한 사업 어느 한 곳에서도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넓혀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양현석의 YG엔터테인먼트 사업다각화 엇갈린 전망
양현석 대표는 올해 9월 패션 브랜드 ‘노나곤’을 론칭한 이후 사업을 빠르게 늘렸다. 일단 증권가의 평가는 이런 YG엔터테인먼트의 사업다각화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현정 SK증권 연구원은 12일 낸 보고서에서 YG엔터테인먼트가 내년부터 사업확장의 결실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13년과 2014년은 YG엔터테인먼트가 수익모델을 다각화하기 위한 투자기였다”며 “2015년부터 회수기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YG엔터테인먼트의 주된 신사업인 패션과 화장품사업이 단기적으로 실적에 큰 기여를 하지 않는다고 봤다. 그러나 원래 보유한 음악분야 영향력이 생활사업 영역으로 넓어지면서 YG엔터테인먼트의 브랜드도 강화하는 선순환구조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현석 대표는 지난 3일 홍콩을 방문해 중국 텐센트와 업무협약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앞으로 텐센트를 통해 중국시장에 음악콘텐츠를 유통하게 됐다.
양 대표는 중국시장에서 음악뿐 아니라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등 다양한 연예콘텐츠사업을 펼친다. 텐센트가 YG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콘텐츠에 인력과 자본을 투자하고 중국의 판권을 보유하는 방식이다.
국내 연예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YG엔터테인먼트는 소속 가수들의 중국 인지도가 높고 수익원이 충분하다”며 “중국진출은 음악뿐 아니라 다른 사업의 확장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양 대표가 사업을 문어발처럼 지나치게 빨리 늘리다가 오히려 기업을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YG엔터테인먼트가 아직 새로운 사업의 가능성을 투자자에게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못하면서 너무 빠르게 여러 분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는 것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제일모직과 합작해 2012년 네추럴나인이라는 패션브랜드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해 약 12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올해 패션브랜드를 출시했는데도 지난해 순손실 10억 원보다 손실규모가 더 커졌다.
연예업계 관계자는 “양현석 대표가 추진하는 의류와 화장품사업은 불확실성이 크고 수요에 따른 시장변화가 심하다”며 “단기간에 실적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YG엔터테인먼트 전반의 수익구조를 흔들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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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G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보이그룹 빅뱅 <뉴시스> |
◆ 양현석이 음악 외 분야의 사업을 늘리는 이유
양현석 대표는 국내 연예기획사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음악 외 분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9월 YG엔터테인먼트를 소개하면서 “YG엔터테인먼트는 음악 외의 분야에서 다른 연예기획사들과 비교해 가장 활동적”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양 대표가 음악사업에 편중된 수익원을 개선하기 위해 사업을 넓혀 매출을 안정화하고 주가 등락폭을 줄이려는 것으로 본다. YG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특정 아티스트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수익을 의존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163억 원을 올렸다. 이 가운데 빅뱅이 올린 매출이 전체 매출의 66%를 차지한다. YG엔터테인먼트는 빅뱅 외에 싸이와 투애니원까지 포함한 상위 5대 아티스트를 포함하면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5.2%에 이른다.
이러다 보니 한 명의 아티스트가 사건을 일으킬 때마다 주가가 크게 떨어진다.
YG엔터테인먼트는 투애니원 멤버인 박봄의 암페타민 밀수 의혹이 불거진 지난 7월 주가가 3만515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2월 6만5천 원을 넘겼던 주가가 절반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10월 초 빅뱅 멤버인 지드래곤의 마약 복용과 열애설이 잇따라 터지자 주가가 하루에 2500원 이상 내려앉기도 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새 아티스트를 선보일 때 드는 투자비용도 확보해야 한다. 신인 아이돌그룹을 기준으로 보면 초기 활동 2년에 투자하는 돈이 약 15억 원에 이른다. 데뷔 전의 투자까지 고려하면 20억 원을 넘긴다.
YG엔터테인먼트도 지난 4월 낸 투자보고서에서 “주요 아티스트에 관련된 사건이 발생하거나 신규 아티스트의 성장이 더디면 전체 매출과 수익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인정했다.
음악사업의 주요 매출인 음반과 음원 수익도 점차 하락하고 있다. 현재 대세가 된 음원시장은 다운로드 1건당 평균 600원인 수익을 여러 생산자가 나눠받는 구조다. 음반 1장이 1만 원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YG엔터테인먼트가 받는 돈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홍정표 키움증권 연구원은 "YG엔터테인먼트가 신규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아티스트 의존도를 낮춘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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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프로듀서 |
◆ 양현석이 집중하는 패션과 화장품사업 어디까지 왔나
YG엔터테인먼트는 지금까지 패션, 화장품, 게임, 요식업, 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에 투자했다.
양현석 대표는 이 가운데 패션과 화장품사업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본업인 음악사업과 시너지를 만들기에 좋고 해외시장 진출이 쉽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양 대표는 “한국의 음악을 알리면서 대표 문화까지 같이 알리는 비즈니스를 하고 싶었다”며 “음악콘텐츠에 기반한 수많은 부가사업을 확대해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광고대행회사 휘닉스홀딩스 지분 39.54%를 500억 원에 사들였다. 양 대표는 휘닉스홀딩스가 발행한 보통주에 유상증자하는 방식으로 지분취득에 참여하기도 했다.
양 대표는 휘닉스홀딩스에 YG엔터테인먼트가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분야를 모두 넘겼다. 제일모직과 합작한 의류회사 네추럴나인을 비롯한 신사업을 휘닉스홀딩스에 양도해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해외진출을 가속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9월 네추럴나인을 통해 의류브랜드 노나곤을 내놓았다. 네추럴나인은 2012년 설립됐으며 제일모직이 지분 51%, YG가 49%를 보유했다.
네추럴나인은 이탈리아 밀라노와 중국 상하이 등에 팝업매장을 냈으며 12월 대만시장에 진출한다. 양 대표는 미국과 일본 등에도 매장을 내 2017년 매출 1천억 원을 거두려고 한다.
양 대표는 “10년 동안 해외를 다니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할 패션이 없다는 것에 화가 났다”며 “제일모직과 의기투합해 만든 노나곤으로 한국의 우수성을 알리고 국내를 대표할 만한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양 대표는 화장품브랜드 ‘문샷’ 사업도 직접 지휘하고 있다. 휘닉스홀딩스는 지난달 24일 YG엔터테인먼트와 제휴한 화장품회사 코스온의 홍콩 자회사 코드코스메 지분 62.04%를 인수했다. 코스온은 문샷 제품을 제조하는 곳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0월2일 문샷을 론칭한 뒤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도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YG엔테터인먼트가 제휴를 맺은 루이비통모에헤네시의 화장품 유통기업 세포라를 등에 업고 중국에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양 대표는 현재 문샷을 운영하는 박켈리 코드코스메 이사를 직접 영입했다. 박켈리 이사는 글로벌 화장품회사 시세이도 본사에서 글로벌 개발과 마케팅을 맡은 최초의 한국인이다. 양 대표는 10개월 동안 박 이사를 설득해 영입한 뒤 화장품 브랜드 개발과정의 모든 권한을 넘기기도 했다.
양 대표는 패션과 화장품사업에 관해 “YG엔터테인먼트는 아직 출발지점에 있다”며 “패션이나 화장품의 사업영역에서 협력사들과 서로 이길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