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은 지난해 임기 첫 해에 해외출장에 5번 다녀왔지만 아랍에미리트를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살펴봐도 중동지역을 직접 방문한 적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한 뒤 두 나라의 협력을 넓혀가기로 한 만큼 아랍에미리트에서 신한금융그룹의 새 기회를 찾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또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국내 기업의 아랍에미리트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함께 금융 수요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아랍에미리트 금융시장을 살피고 산한은행 현지법인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는 조 회장이 신한은행장을 맡고 있던 2015년 12월 신한은행 두바이지점을 개점하며 신한금융그룹 처음으로 진출한 곳이기도 하다.
조 회장이 지난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뒤 인도네시아에서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만큼 이번 아랍에미리트 방문에서도 글로벌 인수합병 기회를 찾을 가능성도 높다.
조 회장은 지난해 11월 금융지주사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문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길에 함께하며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뒤 인도네시아 금융회사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를 통해 인도네시아 소비자금융회사인 ‘PT BFI 파이낸스 인도네시아'의 지분 42.8%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인수대금규모는 5천억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인도네시아 역시 아랍에미리트처럼 조 회장이 신한은행장으로 일할 때부터 해외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한 곳이었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으로 일하면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2곳을 인수한 뒤 2016년 말 두 곳을 합병해 통합은행인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을 공식 출범했다.
조 회장은 22일 열린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민첩성과 순발력을 높여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인수합병 등 다양한 투자전략을 통해 그룹 역량을 모아 글로벌 현지화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다만 아랍에미리트 금융시장이 신한금융그룹의 주요 해외진출국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처럼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 않은 만큼 현지 금융회사를 살펴보기보다는 아랍에미레이트 투자청(ADIA), 아부다비 국부펀드(ADIC) 등 초대형 자본에게 인수합병 자금조달 및 투자를 요청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신한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지난해 9월 기준 127%로 금융감독원의 권고치인 130%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이란 자회사에 출자한 자금 등을 지주사의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인데 높을수록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확대 및 사업다각화 여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인수합병 자금을 마련하려면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확보해야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 회장은 지난해 조직을 정비하고 각 계열사의 건전성을 끌어올리며 전열을 가다듬었다”며 “올해 임기 2년차를 맞이해 글로벌사업에서 본격적으로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 힘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