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대표이사 회장이 30일까지 금호타이어 노사의 자구계획안과 해외 매각 동의를 받지 못하면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노조를 거듭 압박했다.
이 회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에서 금호타이어의 잠재 인수후보인 기업들과 접촉했지만 이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지금은 더블스타가 유일한 대안이고 이것이 무산되면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더블스타를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한 이유로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의 정상화를 들었다. 국내 기업이 더블스타와 같은 조건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고 해도 중국 공장을 정상화하려면 6천억~7천억 원을 추가로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중국 공장도 자동으로 청산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며 “중국의 파산절차가 우리나라보다 어렵고 한국과 중국 사이에 경제적 파장을 불러올지 걱정되는 부분도 있는 데다 잘못하면 외교 문제로도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타이어뱅크를 포함한 다른 국내기업에서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이 회장은 “삼성전자가 금호타이어를 6463억 원에 인수하고 1조 원을 추가로 내놓는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은) 어렵다”고 일축했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밝힌 타이어뱅크를 놓고도 “타이어뱅크가 남은 기간에 납득할 수 있는 정상화 방안을 들고 오면 검토할 수 있지만 자금 조달에 의구심이 들고 금호타이어의 중국 공장을 살리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30일 이후로 금호타이어의 자율협약을 연장할 가능성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노조는 회사가 법정관리에 절대 못 가고 정부에서 돈을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원칙론에도 안 맞지만 이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우리 손을 떠나 법리적 절차에 따라 기계적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그는 “금호타이어의 채권단 자율협약이 끝나면 당장 4월2일이 수백억 원 규모의 어음이 부도로 처리되고 상장폐지 절차까지 진행될 것”이라며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무산되면 나도 채권단을 더 이상 설득할 능력이 없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노조에게 모든 직원 대상의 투표를 통해 의견을 받아들여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그는 “노조 집행부의 결정에 직원 5천 명과 가족의 생존권이 걸려 있다”며 “직원들의 의견과 반대로 가서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생존권뿐 아니라 국민의 삶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