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국에서 사업을 지속하고자 한다.”
배리 엥글 GM 사장이 2월21일 여의도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 말이다.
한 달이 지난 지금 엥글 사장은 한국GM의 부도 가능성을 언급했다.
엥글 사장은 26일 한국GM 노조와 비공개 면담에서 정부가 4월20일까지 한국GM 자구안 제출을 요구했다며 “자구안을 내지 못하면 정부나 산업은행의 지원도 기대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현재 자금난 상황에서 부도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엥글 사장은 2015년 9월 GM에 합류해 남미부문 사장 등을 맡다 올해 초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에 선임됐다.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을 관장한다.
엥글 사장이 한국GM 경영정상화 임무를 맡으면서 브라질 방식의 구조조정 방식을 선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GM 브라질법인은 판매부진에 빠지면서 2009년 현지 노동자 744명을 내보낸 뒤로 철수설에 시달렸다.
하지만 메리 바라 GM 회장은 2014년 브라질 정부의 세제 혜택, 자금 지원 등을 이끌어냈고 신차 및 신기술 개발, 공장운영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브라질법인을 되살렸다.
엥글 사장과 그를 보좌하는 참모진들은 브라질법인 경영정상화의 주역으로 알려졌다. GM이 2월 말 한국GM 외국인 기타비상무이사 일부를 남미사업 전문가들로 교체하면서 한국GM이 브라질 방식의 구조조정을 거칠 것이란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브라질 방식의 구조조정이 희망사항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GM의 노조, 실사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노사는 6차 교섭까지 진행하면서 입장 차이를 좁혀갔다. 노조는 파업도 자제하고 있지만 군산 공장 폐쇄를 철회하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은 한국GM의 실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GM의 글로벌 전략 등 정보를 얻을 수 없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엥글 사장이 기한으로 못박은 4월20일은 한국GM이 새로 출발하는 날로 기록될 것인가?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