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SK텔레콤 주가를 회복할 수 있을까?

SK그룹은 CEO 평가에서 주가도 중요하게 보는 만큼 박 사장은 지배구조 개편, ADT캡스 인수 등을 통해 SK텔레콤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SK텔레콤 기업가치 올리기 적극적, 주가 회복할까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27일 SK텔레콤 주가는 전일보다 0.66%(1500원) 오른 22만8천 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주가가 겨우 반등에 성공했다.

주가는 1월19일 28만1500원에서 두 달 사이에 약 20% 가까이 떨어졌다. 26일에는 22만65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주가가 급격히 떨어진 것은 올해 실적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등 통신비 인하 영향이 본격화되면 이통3사는 무선사업에서 영업이익 하락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SK텔레콤은 전체 매출에서 무선사업 비중이 2017년 기준 80.3%로 이통3사 가운데 가장 높아 통신비 인하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KT와 LG유플러스의 무선사업 비중은 각각 59.2%, 49.7%다.

SK그룹의 주요 계열사 가운데 올해 들어 주가가 20% 가까이 떨어진 곳은 SK텔레콤이 유일하다. 

SK그룹은 지난해 계열사 CEO 평가에 회사의 주가를 반영하는 핵심 성과지표(KPI)를 도입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계열사의 주가 부양을 강조하고 있다.

박 사장이 SK텔레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이란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사업구조가 통신업 위주로 구축돼 미디어,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loT) 등 신사업을 효율적으로 키우기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해 투자회사를 중간지주회사를 만드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제기된다.

이렇게 지배구조를 개편하면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등 각 사업부문별로 인수합병 등을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어 신사업을 키우는 데 효율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은 구글이 2015년 지주회사로 알파벳을 설립했을 때와 비슷한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검색과 유튜브(동영상) 등 주력사업에 좀 더 집중했고 알파벳은 미래 신사업을 전담하면서 구글의 부담을 줄였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구글은 사업구조 개편으로 융합신산업 미래전략을 준비했고 그 뒤 지주사 알파벳의 기업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SK텔레콤은 현재 기간통신사업자라는 점에서 사업에 제약이 많은데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신사업을 효율적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안회사 ADT캡스 인수도 SK텔레콤의 기업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DT캡스 인수는 SK텔레콤이 기존의 무선사업 중심에서 탈피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ADT캡스 인수에는 약 3조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박 사장은 ‘탈통신’을 강조하며 ADT캡스를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은정 동부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이통3사 가운데 가장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간지주회사 전환과 적극적 인수합병으로 통신업계에서 신사업 성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SK텔레콤의 변화는 주가에도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