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중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실적 부진을 씻어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했지만 하나생명이 체질 개선의 과정에 있는 만큼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 가운데 하나생명만 실적이 줄어든 상황에서 대표이사가 교체된 만큼 새로 취임한 주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주 사장은 임기가 2020년 3월까지 2년 동안이다.
지난해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등은 순이익이 각각 68.8%, 40.7%, 12.2% 증가했지만 하나생명은 19.3% 감소했다.
다른 주력 계열사 사장들은 연임에 성공했지만 권오훈 전 하나생명 사장은 임기를 이어나가지 못했다.
하나생명이 실적이 악화돼 연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은 지난해 말부터 심심치 않게 제기됐다.
권 전 사장이 외환은행을 시작으로 35년 동안 은행에서 일한 ‘정통 은행맨’인 만큼 보험사 대표에 올랐을 당시 보험업 관련 경력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주 사장도 이에 크게 빗겨있지 않다.
주 사장은 1991년 외환은행 인사부로 입사한 이래 줄곧 외환은행과 하나금융지주에서 일했다. 최근 2년 동안 하나생명 전무로 건너가 일했지만 보험업 사업구조가 워낙 복잡한 만큼 ‘보험업 전문가’로 거듭나기엔 짧은 시간인 것으로 보인다.
하나생명이 체질 개선 과정에 있는 점도 주 사장이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데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하나생명의 실적 부진은 그동안 저축성보험에 과하게 쏠려 있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하는 데 따른 불가피한 성장통이라고 평가받는다.
하나생명은 전국 곳곳에 점포망을 갖춘 KEB하나은행이 같은 계열사라는 강점을 활용해 KEB하나은행의 창구를 통한 방카슈랑스 채널로 주로 매출을 올렸다.
은행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연금 등 저축성보험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하나생명은 저축성보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하지만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아래서는 저축성보험이 부채로 잡혀 재무건전성을 악화하기 때문에 하나생명을 비롯한 대부분 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 비중을 낮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하나생명이 2017년 1월부터 11월까지 방카슈랑스를 통해 올린 초회보험료는 91억9900만 원가량인데 전체 초회보험료 가운데 73.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말 기준으로 하나생명의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매출 비중은 96.3%였다.
하나생명은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생명은 2015년에는 225억 원, 2016년 171억 원, 2017년에 138억 원 규모의 순이익을 거뒀다.
주 사장은 취임식에서 ‘자산운용이익 높이기’를 주요 목표로 언급한 만큼 보험사업에서 떨어지는 수익성을 자산운용이익으로 방어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인력 정비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나생명은 2017년 1월부터 11월까지 운용자산이익률이 3.1%로 집계됐다. 이는 25개 생보사 평균인 3.7%를 크게 밑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