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꾸준한 연구개발의 성과로 의류관리기 및 건조기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국내 가전시장에서 새 성장동력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 송대현 LG전자 H&A(생활가전)사업본부장 사장. |
2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의류관리기 ‘LG스타일러’와 의류건조기 ‘트롬건조기’가 국내에서 뒤늦게 인기를 얻고 있다.
스타일러는 옷에 붙은 미세먼지나 주름, 냄새 등을 없애주는 옷장 형태의 가전제품이다. 건조기는 세탁을 마친 빨랫감을 말리거나 먼지를 없애준다.
건조기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필수 가전으로 꼽히지만 국내에서는 전기료 부담 등으로 소비자들의 저항심리가 높아 반응이 미미했다.
스타일러 역시 LG전자가 2011년 최초로 선보였지만 공간 효율성이 낮아 소비자들이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하지만 LG전자는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제품의 성능을 개선하면서 의류관리기와 건조기를 '틈새 가전'에서 주류 가전으로 바꿔내고 있다.
LG전자는 처음에 가스식과 전기식 건조기를 모두 선보였는데 전기료를 크게 낮출 수 있는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을 개발하면서 전기식 건조기에 주력해 국내에서 빠르게 판매량을 늘렸다.
인버터 히트펌프는 냉매를 순환하도록 해 열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가스식 건조기나 기존 전기식 제품보다 전기료를 크게 낮출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기존보다 전기료를 더욱 낮출 수 있는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를 국내에 최초로 내놓으면서 국내 건조기시장에서 존재감을 더욱 굳혔다.
LG전자 관계자는 “냉매를 압축하는 실린더를 2개 장착해 기존 인버터 컴프레서보다 15% 더 많은 냉매를 압축할 수 있어 효율과 성능을 크게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일러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성능이 조금씩 추가된 끝에 국내에서 인기를 얻게 됐다.
LG전자는 2014년 말 부피를 대폭 줄인 스타일러를 내놓으면서 국내에 처음 제품을 선보인 지 3년 만에 판매량을 빠르게 늘렸다.
당시 디자인학과 교수를 비롯한 다양한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해 기존보다 부피를 30%가량 줄이고 바지 칼주름 관리기 등을 추가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LG스타일러가 최근 들어 젊은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일러,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신규 가전은 지난해 LG전자 생활가전사업 영업이익의 5%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건조기 판매량이 국내에서 50%가량 늘어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성숙한 가전시장에서 새 성장동력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가전시장 성장률은 높게 잡아도 2%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스타일러, 건조기 등은 국내에서 아직까지 제품 보급률이 낮고 성장률이 높아 가전사업에 새로운 매출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신제품 스타일러는 올해 1월 기준 누적 판매량이 30만 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 건조기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 60만 대 정도로 올해는 1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LG전자는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