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새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작업에 돌입한다.
대우건설 임원인사에서 그동안 차기 대표이사로 여러 번 거명됐던 이훈복 전무가 자리에서 물러나자 외부출신 인사로 대표이사 선임 가닥이 잡힌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왼쪽), 송문선 대우건설 대표이사. |
산업은행 관계자는 20일 “대우건설 관련 부서에서 대우건설 대표이사 교체와 관련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아직 사장추천위원회 구성 등을 포함해 세부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경영을 이끌고 있는 송문선 대표이사가 대우건설의 매각 무산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는데 산업은행이 본격적으로 대표이사 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대우건설이 20일 발표한 임원인사도 대표이사 교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대우건설은 19일자로 발표한 인사에서 본부장급 임원의 절반을 교체했는데 통상적으로 연말에 시행되는 정기임원인사와 달리 전격적으로 발표된 것이라는 점에서 새 대표이사 공모절차를 밟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건설업계는 바라본다.
대우건설 임직원들에 따르면 19일 오후 늦게 임원인사 공고가 날 때까지 인사와 관련한 소식을 알고 있던 임직원은 극소수에 불과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대우건설 차기 대표이사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이동걸 회장은 2월 말부터 대우건설 상무급 이상 임원 40여 명을 한 명씩 따로 불러 면담했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 경영의 문제점과 해결책 등이 논의됐는데 당시 사장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와 관련해 임원 개인들의 생각들도 파악했다.
당시 내부인사 3~5명가량이 후보군으로 압축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내부출신 인사를 대표이사로 뽑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왔다.
매각 실패 이후 흐트러진 대우건설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내부출신 인사가 대표이사에 오르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대우건설이 실시한 임원인사 분위기를 놓고 볼 때 외부출신 인사를 영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대우건설 ‘실세’로 불렸던 이훈복 사업총괄 전무는 이번 인사에서 사표를 내고 퇴임했다.
이 전무는 2016년 중순에 대우건설 사장 선임절차가 진행되자 박영식 전 사장과 함께 사장추천위원회의 공모에 도전해 최종 후보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이 전무는 내부 직원들에게서 두터운 신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2017년 8월부터 사업총괄을 맡기도 했다.
향후 대우건설 대표이사에 내부출신 인사가 오른다면 이 전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됐으나 이번 인사에서 물러나면서 대표이사 교체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차기 사장 후보로 내부출신 혹은 외부출신 인사가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