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7년의 밤'(왼쪽)과 '곤지암' 스틸이미지. |
최악의 비수기로 꼽히는 3월 극장가에서 CJE&M과 쇼박스가 스릴러로 맞붙는다.
CJE&M이 수년을 갈고 닦은 범죄스릴러 ‘7년의 밤’과 쇼박스가 개봉을 위해 법적 다툼까지 무릅쓴 공포스릴러 ‘곤지암’이 같은 날 극장에 걸린다.
18일 극장가에 따르면 ‘7년의 밤’은 개봉이 마침내 확정되면서 3월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개봉일자는 28일이다.
7년의 밤은 기획부터 개봉까지 무려 8년이 걸렸다.
촬영은 2016년 마쳤지만 안개 등을 현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후반 컴퓨터그래픽(CG) 작업에 공을 들이면서 2년이 지나서야 빛을 보게 됐다. 이 영화에 쓰인 CG는 700컷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SF영화에나 쓰이는 수준이다.
천만영화 감독과 베스트셀러 작가가 만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높다.
7년의 밤은 천만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연출한 추창민 감독이 6년 만에 발표하는 신작으로 정유정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에 바탕했다.
사건은 신비로운 호수를 낀 세령마을에서 한 소녀가 돌연 시체로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세령마을의 댐 관리팀장으로 부임하게된 최현수는 안개가 짙게 깔린 마을입구에서 길을 헤매다가 갑자기 뛰어나온 여자아이를 차로 치고 만다.
류승룡씨가 소녀의 시신을 호수에 유기하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최현수를, 장동건씨가 딸을 잃고 범인의 아들을 죽이기 위해 7년 동안 복수를 계획하는 오영제를 연기한다.
CJE&M은 지난해 ‘되는 영화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화사업에서 죽을 쒔다. 연말에 내놓은 ‘1987’이 누적관객 760만 명으로 흥행과 평론을 모두 잡으면서 겨우 체면을 회복했는데 이런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7년의 밤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원작을 향한 기대치가 워낙 높은 만큼 이에 부응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7년의 밤은 쇼박스가 투자배급한 ‘곤지암’과 정면대결을 한다. 곤지암 역시 28일을 개봉일자로 정했다.
곤지암은 ‘기담’ ‘무서운 이야기’ 등 공포장르 전문인 정범식 감독이 “한국 영화계에 공포영화 붐을 일으키겠다”며 야심차게 내놓은 영화다. 인지도 없는 신인 배우들만 출연하는 공포영화인데도 예고편이 공개 1주일도 안돼 2천만 뷰를 돌파하는 등 관심이 뜨겁다.
이 영화는 정신병원에 공포 체험을 떠난 7명이 겪는 기이한 이야기를 다룬다. 병원은 1979년 환자 42명이 집단으로 자살하고 병원장이 갑자기 실종되면서 폐원한 뒤 섬뜩한 괴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정범식 감독은 “체험형 공포물인 만큼 현실감이 중요한데 이름 있는 배우들은 몰입에 방해가 된다”며 신인 배우들로 구성한 이유를 밝혔다.
쇼박스는 지난해 유일한 천만영화인 ‘택시운전사’로 홈런을 치면서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상반기만해도 최악의 부진을 보였는데 하반기에는 택시운전사뿐 아니라 ‘꾼’도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었다.
곤지암 역시 개봉 전이지만 완성도를 두고 긍정적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과 대만 등 아시아를 비롯해 북미와 중남미, 호주까지 47개국에 먼저 판매됐기 때문이다. 19일 열리는 홍콩 필름마켓을 통해 판매국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상영 여부를 두고 소송이 걸려있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영화 곤지암의 배경은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 신대리에 있는 ‘남양 신경정신병원’이다. 영화에서는 ‘곤지암 정신병원’으로 나온다.
이 건물 소유주는 “영화 때문에 괴담이 퍼져 진행하고 있던 매각 절차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쇼박스 등을 상대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경기도 광주시 역시 지역 이미지가 타격을 입었다며 영화제목을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쇼박스는 개봉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제목 변경 등은 어렵다는 뜻을 유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