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진에어 사내이사를 맡기로 하면서 저비용항공시장에서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주도권 다툼을 더욱 치열하게 펼칠 것으로 보인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올해부터 규모를 본격적으로 키운다.
▲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왼쪽)와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 |
증권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올해 소형 항공기인 보잉737-800 항공기 3대와 대형 항공기인 보잉777-200ER 항공기 2대 등 항공기 4대 이상을 들여올 계획을 세웠다.
보잉777-200ER 항공기는 좌석 수가 보잉737-800의 2배를 웃돈다. 이를 감안하면 진에어는 올해 보잉737-800 항공기를 7대 이상 들여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진에어는 대형 항공기를 장거리 노선 뿐만 아니라 단거리 노선에 투입해 공항 슬롯(시간별로 이착륙 가능한 활주로 공간)이 부족한 노선에서도 공급을 늘릴 수 있다.
보잉777-200ER 항공기를 보잉737-800 항공기 2대로 단순 계산하면 진에어는 올해 737-800 항공기 36대를 보유하게 된다.
이를 통해 진에어는 제주항공과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제주항공은 현재 보잉737-800 항공기 31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이 항공기를 9대 들여오고 한 대를 내보내 항공기 보유대수를 8대 늘리기로 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진에어 사내이사에 오르는 점도 진에어의 대규모 투자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진에어는 올해 매출 1조 원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 실적 추정치보다 매출을 12.6% 늘려야 하는 만큼 올해 공격적 경영을 통해 입지를 넓혀나갈 것으로 점쳐진다.
진에어는 지난해 기준 수송분담률이 국내선에서 12.8%, 국제선 점유율이 7.9%를 보였는데 제주항공보다 수송분담률이 국내선은 2.0%포인트, 국제선은 0.8%포인트 낮았다.
진에어는 정비나 항공기 운용, 마케팅 등에서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시너지를 봤음에도 제주항공 실적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진에어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8884억 원, 영업이익 970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16년보다 매출은 23.4%, 영업이익은 85.5% 늘어났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9964억 원, 영업이익 1013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16년보다 매출은 33.3%, 영업이익은 73.4% 증가했다.
진에어는 시가총액도 제주항공보다 적다. 15일 종가 기준 진에어 시가총액은 9210억 원으로 제주항공보다 17.4% 적다.
진에어 관계자는 “항공기 운용 규모에 차이가 있어 매출을 따라잡진 못했지만 영업이익률이 더 높았다”며 “앞으로 대형 항공기를 효율적으로 운용해 영업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