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가 당뇨병 치료용 인슐린인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를 수입해 판매한다.
GC녹십자는 가격과 영업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란투스를 대체하려고 하는데 빠른 시장점유율 확대가 과제로 꼽힌다.
12일 GC녹십자에 따르면 녹십자는 3분기부터 당뇨병 치료 바이오시밀러 ‘글라지아’를 국내에 출시한다.
글라지아는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의 당뇨병치료 인슐린제제인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로 인도 제약사인 바이오콘이 개발해 생산하고 있는 제품이다.
이에 앞서 GC녹십자는 2016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글라지아의 판매허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최근 판매승인을 받았다.
란투스는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의 대표 바이오의약품으로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7조 원가량 판매됐다. 국내에서도 매년 약 300억 원 넘게 팔리고 있다.
란투스는 유전자재조합을 통해 만들어진 인슐린으로 당뇨병 치료에 쓰인다.
인슐린은 우리 몸에서 포도당의 농도가 상승하면 이를 글리코겐으로 바꾸는 일을 하는데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가 원활하지 않거나 인슐린 효과가 원활하지 않으면 체내에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면서 각종 문제가 발생하는 병이다.
인슐린은 종류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분비되는 시기에 따라 공복과 식사 사이에 혈당을 지속적으로 조절하는 기저 인슐린과 음식 섭취 후 급격히 높아진 혈당을 낮추는 식후 인슐린으로 나뉜다. 포도당 감소 효과의 지속 여부에 따라 속효형, 지속형 등으로도 분류된다.
란투스에 들어있는 인슐린은 인슐린글라진으로 기저 인슐린에 해당한다. 스스로 접종하기 쉬운 펜 형태의 주사제로 출시됐고 1일 1회 투여하면 된다.
란투스의 특허는 2015년 만료됐다.
베링거인겔하임과 릴리는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베이사글라’를 2016년 글로벌시장에 출시했으며 국내에서도 판매를 하고 있다.
바이오콘 역시 2016년 일본에서 글라지아 판매허가를 받고 시판을 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판매승인 검토 절차를 밟고 있다.
GC녹십자가 3분기에 글라지아를 국내에 출시하면 란투스, 베이사글라와 함께 국내 시장에서 3파전이 펼쳐지게 된다.
국내 시장에서 오리지널인 란투스의 입지는 절대적이다.
국내 인슐린글라진시장은 400억 원가량으로 추정되는데 란투스는 국내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베이사글라의 가격이 오리지널보다 14%가량 저렴해 차이가 크지 않고 오리지널에 높은 신뢰도가 국내에 형성된 것이 란투스가 시장을 독점하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 사노피의 당뇨병 치료 바이오의약품 '란투스' |
GC녹십자는 저렴한 가격과 탄탄한 국내 영업망을 무기로 국내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베이사글라가 국내시장을 빠르게 잠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GC녹십자가 글라지아로 오리지널 제품을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GC녹십자가 세운 사업전략에는 변수도 있다. 경쟁업체들이 출시하는 개량형 제품들의 시장 확대 가능성과 폴루스 등 후발주자들의 란투스 바이오시밀러시장 진입이다.
란투스는 1세대 제품으로 저혈당 가능성과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이 있다. 이를 개선하고 지속시간을 안정적으로 늘린 2세대 제품이 글로벌시장에 출시되면서 란투스를 대체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2세대 제품들이 빠르게 확대된다면 란투스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
폴루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등도 국내 란투스 바이오시밀러시장의 잠재적 경쟁자로 꼽힌다.
폴루스는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국내 출시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최근 대규모 투자를 받았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MSD와 공동으로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루수두나’를 개발해 2017년 초 유럽에서 판매승인을 받았다.
GC녹십자로서는 글라지아로 국내 시장에서 란투스를 빠르게 대체해야 의미 있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GC녹십자는 글라지아 판매를 빠르게 늘리기 위해 국내 유통판매 파트너사와 공동판매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