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연임에 이어 올해 3월5일 또 연임에 성공해 2020년 3월까지 대신증권 이끌게 됐다. 임기를 모두 마치면 8년 동안 대신증권을 이끌게 된다.
나 사장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등에 이어 세 번째로 긴 임기 동안 일하며 증권사 장수 최고경영자(CEO)에 이름을 올렸다.
유 사장은 2007년부터, 김 사장은 2008년부터 각각 한국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을 이끌며 10년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2~2016년에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재임기간은 42.6개월(3년6개월)에 불과하다.
나 사장이 국내 증권사 사장의 평균 재임기간 2배를 훌쩍 넘도록 대신증권을 이끌게 된 주요 요인으로 대신증권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주도한 성과가 꼽힌다.
나 사장은 1985년 대신증권 공채 12기로 입사한 뒤 대신증권에서만 30년 넘게 몸담은 ‘대신증권맨’이다. 증권업계는 이직이 잦은 편으로 한 직장에서 사원부터 사장까지 오르는 사례는 흔치 않다.
이 기간에 대신증권이 겪은 부침의 시간을 모두 경험한 인물인 만큼 대표에 오른 뒤 대신증권에 적합한 미래 청사진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신증권은 국내 대표 증권사로 꼽히며 승승장구하다가 2004년 양회문 전 대신증권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위상이 낮아졌다.
그 뒤에도 대신증권은 재벌이나 은행계열 소속이 아님에도 꾸준히 명성을 이어왔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 침체와 함께 급격히 위상이 추락했다.
나 사장은 2011년 대표에 내정된 뒤 주식거래수수료(브로커리지)에 집중된 대신증권의 수익구조를 탈바꿈하기 위해 인수합병 등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했다.
2011년 중앙부산저축은행과 부산2저축은행, 도민저축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2013년 한국창의투자자문, 2014년 우리F&I를 연이어 인수하며 대신증권을 정점으로 하는 대신금융그룹을 꾸리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나 사장은 2017년 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춘 만큼 서울 명동 대신파이낸스센터에 대신증권을 비롯해 대신F&I(애프앤아이), 대신저축은행 등 계열사 6곳을 모은 뒤 명동에서 대신증권 제2의 전성기를 선언했다.
그는 “32년 동안의 여의도 시대를 마감하고 명동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며 “증권을 비롯한 전 계열사들이 명동에 모여 제2의 창업이라는 각오로 또 한번의 전성기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 사장은 그동안 대신증권을 정점으로 한 금융그룹의 토대를 마련한 데 이어 대신증권의 ‘제2의 전성기’를 이끌 중책까지 맡게 된 셈이다.
올해 경영전략으로 자산관리(WM)사업 확대와 계열사간 협업을 바탕으로 한 금융상품 개발 및 투자금융(IB)사업 확대 등을 내놓은 만큼 이 사업부문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석훈 조성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업 CEO 재임기간과 경영성과 분석' 보고서에서 “상당수의 증권사 CEO들은 짧은 임기 때문에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반영한 경영의 성과를 완성하기 전에 떠나야했다”며 “차별화된 역량을 갖춘 증권사가 되기까지 장기간에 걸쳐 일관성 있는 경영전략 추진이 필요하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