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새 사외이사를 꾸리면서 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했다.
윤종규 회장은 그동안 정치적 외풍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는데 최근 들어 ‘셀프 연임’ 비판 등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금융당국의 압박이 높아지자 정부와 채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23일 선우석호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객원교수, 최명희 내부통제평가원 부원장, 정구환 남부제일 법무법인 대표변호사를 새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는데 특히 선우 교수에 시선이 몰린다.
선우석호 서울대 교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및 최흥식 금융감독원장과 친분이 있다.
선우 교수가 1994년 한국증권학회에 발표된 '한국 주식시장에서의 주가변동 특성과 계절적 이례현상에 관한 연구' 논문 집필에 장 실장과 최 원장과 함께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선우 교수가 한국재무학회 20대 회장을 맡은 뒤 장 실장이 이어서 21대 회장을 맡기도 했다.
최명희 내부통제평가원 부원장은 금감원에서 검사팀장 및 국제협력실장을 지내기도 해 금융당국과 소통이 필요할 때 역할을 해즐 수 있다.
최 부원장은 한국씨티은행에서 17년 동안 쌓은 소비자금융과 기업금융 경험을 인정받아 금감원에 전문검사역으로 영입돼 9년 동안 금감원에서 일했다. 출중한 여성 금융전문인으로 꼽힌다.
최 부원장은 주주 추천 경로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로 뽑혔다.
KB금융 노조가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추천을 추진하고 있어 3월23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노조 추천 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KB금융지주 노조는 인력개발 전문가로 꼽히는 권순원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KB금융지주 사외이사 가운데 유일한 인력관리 전문가인 이병남 사외이사가 연임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노조는 그 자리에 권 교수가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번에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가운데 인력개발 전문가를 뽑지 않았다.
금융경영 전문가 역할을 했던 최영휘 사외이사가 퇴임하면서 그 역할을 선우 교수가 이어가고 법률 및 규제분야를 맡았던 김유니스경희 사외이사 대신 정구환 변호사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됐는데 인력개발분야 전문가 이병남 이사의 후임은 없다.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후보군에 금융경영, 재무, 회계, 법률 및 규제, 리스크 관리, HR, IT, 소비자보호 등 8개 전문 분야에 걸쳐 사외이사를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KB금융 지분 70%가량을 보유한 외국인투자자들이 노조의 경영참여에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노조 추천 이사를 받아들이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