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가 LG유플러스에 이어 통신요금제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통3사의 통신요금제 경쟁에 불이 붙으면 보편요금제가 도입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가계통신비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뒤이어 통신요금제 경쟁 뛰어들 듯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왼쪽),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LG유플러스가 23일 속도와 용량 제한없이 LTE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완전 무제한요금제'를 출시하면서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도 조만간 비슷한 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통3사의 요금제는 가격 및 음성·문자, 데이터 제공량이 거의 똑같기 때문에 한 곳이 요금을 내리면 경쟁사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황현식 LG유플러스 PS부문장 부사장은 22일 “완전 무제한요금제를 출시하면서 내부적으로 경쟁사가 비슷한 요금제를 내놓을 때와 내놓지 않을 때를 모두 염두에 두고 계산을 했다”며 “이번에 선보인 요금제가 업계의 무제한요금제 출시를 이끄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에게 고가요금제 가입자를 뺏기지 않기 위해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이동통신 가입자들의 데이터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고가요금제 가입자 유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9월 선택약정할인율이 20%에서 25%로 상향되면서 이통3사는 고가요금제 가입자 유치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일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이동전화 매출은 통신비 인하 영향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하락을 면하기 힘들 것”이라며 “다만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시스템화된 요금제를 만들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3사가 고가요금제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요금제를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6월에 이동통신 데이터요금 인하와 함께 보편요금제 도입도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이통3사가 받는 통신비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뒤이어 통신요금제 경쟁 뛰어들 듯

▲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보편요금제는 월 2만 원대의 요금에 200분 음성통화, 1기가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으로 현행 통신사 요금보다 훨씬 저렴하다. 현재 3만 원대인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음성통화, 데이터 수준과 비슷하다.

이통3사에게는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는 것보다 요금제 개편을 통해 데이터 제공량 등의 혜택을 늘리는 편이 손해가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3사는 22일부로 활동이 끝난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에서도 보편요금제 법제화를 강력히 반대했다.

KT는 올해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혜택을 대폭 강화하고 요금체계를 개편하는 내용을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요금제 뿐 아니라 3만~4만 원대의 저가요금제가 제공하는 음성통화나 데이터량이 크게 증가하면 정부가 보편요금제를 실행하려는 명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SK텔레콤과 KT가 자발적으로 통신요금제를 내리면 정부도 보편요금제를 밀어붙이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통신사들이 저렴한 요금제에도 혜택을 늘려야 정부가 원하는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