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의 접대비 지출 규모가 매출에 비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접대비 지출 규모 상위 30개 상장사 가운데 제약회사가 9곳이나 포함됐다. 지난해 상장사들의 결산보고서에 기재된 접대비 규모를 분석한 결과 제약업계가 여러 업종 가운데 접대비 지출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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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왼쪽)과 윤길준 부회장(오른쪽). |
상위 30개 회사의 총 접대비는 지난해 906억3700만 원이었고 이 가운데 제약업계가 249억4200만 원으로 27.5%를 차지했다.
이연제약은 46억2200만 원으로 상장사 전체로 2위, 제약업계 1위였다.
명문제약이 33억6700만 원으로 전체 11위, 제약업계 2위였고 경동제약이 30억100만원으로 전체 12위, 제약업계 3위를 기록했다.
전체 순위 19위부터 23위까지 제약회사가 차지했다.
녹십자가 24억4500만 원으로 전체 19위를, 한미약품이 24억2800만 원으로 전체 20위를 차지했다. 안국약품은 23억6600만 원으로 21위, 삼진제약은 23억6300만 원으로 22위, 유유제약은 23억800만 원으로 23위를 기록했다. 삼성제약도 20억4400만 원으로 28위였다.
순위 안에 든 제약회사 대부분이 지난해 매출 규모가 1천억원 대에 불과했다. 상장사 전체에서 접대비 2위를 차지한 이연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1천억 원대다. 전체 11위인 명문제약 역시 지난해 1천억 원이 조금 넘는 매출을 거뒀다.
30위 안에 든 제약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곳은 녹십자로 지난해 매출 7천억 원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54조 원의 매출을 거둔 현대중공업의 접대비가 22억8400만 원으로 24위에 그친 점과 비교했을 때 제약회사들의 접대비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약회들의 접대비 지출 비중은 2012년보다도 크게 늘었다.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 강화, 공정경쟁규약 자율준수프로그램 제정 운영에 따라 비공식적 접대비 지출을 줄이고 이를 공식적 항목으로 전환해 보고서상에 기재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제약회사인 동화약품이 50억 원 규모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이번에 문제가 된 제약업계의 리베이트는 재무제표상 기재항목이 별도로 없고, 판촉비와 접대비 등 다양한 명목으로 재무제표에 들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제약업체들이 비용으로 처리되는 접대비를 한도까지 거의 다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