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이지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인수를 통해 제약 CMO(위탁생산)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매출규모가 1조5천억 원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인수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는다. 한국콜마의 제약사업은 내용고형제, 연고제 중심인데 CJ헬스케어는 바이러스 백신, 수액제제, 항암제까지 생산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인수를 통해 국내 제약사 가운데 최대 수준의 생산규모를 갖추게 됐다.
현재 한국콜마는 세종공장과 제천공장 2곳의 제약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CJ헬스케어는 3개의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한국콜마와 CJ헬스케어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5천억 원, 1547억 원에 이를 것으로 이 연구원은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81.3%, 130.1% 늘어나는 것이다.
박은정 대신증권 연구원도 “한국콜마는 2016년 윤상현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된 뒤 미주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기업 2곳을 인수한 데 이어 CJ헬스케어까지 인수했다”며 “명확하고 일관성 있는 성장 방향과 빠른 결단력으로 성장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콜마의 이번 인수는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파악했다.
오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한국콜마는 기존에 안정적 실적을 내온 제약사업과 연구개발 역량, CJ헬스케어의 영업력으로 시너지가 가능하다”며 “인수비용의 부담은 있지만 지난해 사드보복으로 국내 화장품시장이 많은 영향을 받았던 만큼 화장품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봤다.
반면 당분간 이자비용 등 비용부담이 늘어나면서 재무 안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재무적투자자들에게 가야 할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며 “CJ헬스케어의 실적 연결에 따른 전체 순이익 증가효과는 실제 CJ헬스케어 순이익의 절반 이하로 줄어 순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연간 이자비용이 최소 300억 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박 연구원은 바라봤다.
서영화 SK증권 연구원도 “이번 인수는 휠라코리아가 아큐시네트를 인수했던 방식의 인수금융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재무 부담 요인이 상당히 큰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휠라코리아는 2011년 아큐시네트를 인수했는데 당시 미래에셋프라이빗에쿼티(PEF)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큐시네트 지분 100%를 인수했다. 휠라코리아는 그 뒤 5년 동안 연 8%의 이자를 지급했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CJ헬스케어는 신약 개발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복제약 위주의 포트폴리오인 상황에서 한국콜마가 지불한 대가는 다소 비싸다”고 봤다.
이에 앞서 한국콜마는 20일 CJ헬스케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본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콜마는 미래에셋프라이빗에쿼티와 스틱인베스트먼트, H&Q코리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했는데 1조3100억 원을 써냈다.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제약업계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8216억 원의 매출을 냈다. CJ헬스케어의 지난해 매출 5137억 원을 더하면 매출은 1조3353억 원이 된다. 국내 1위 제약회사인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 1조4622억 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콜마에서 제약사업만 놓고 보면 두 회사의 매출 합계는 7천억 원대에 이른다. 국내 제약회사 매출 7~8위 정도의 규모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