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저가전략을 구사하면서 원가 절감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여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부품계열사들이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베이징현대가 지속적으로 원가 절감을 추진하면서 현대모비스는 당분간 중국 공장 가동률과 모듈부문 수익성 사이의 괴리가 이어질 것”이라며 “현대차보다 베이징기차가 더욱 적극적으로 원가 절감을 주도하면서 지속성과 강도를 예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현대차 원가절감 전략에 수익 타격

▲ 임영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김경배 현대위아 대표이사 사장.


현대차는 중국에서 사드보복을 겪은 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 차의 가격을 대폭 낮추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중국사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납품 단가의 인하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현대차의 중국 합자회사 파트너인 베이징기차는 지난해 현대차가 사드보복을 겪는 가운데 베이징현대와 거래하는 국내 부품회사에 납품 단가를 낮추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베이징기차의 위상이 높아지고 베이징현대가 어려운 상황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모비스는 단기간에 모듈부문 수익성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모듈부문 영업이익률은 2.1%에 그칠 것”이라고 파악했다.

다만 현대모비스는 A/S부품부문에서 높은 수익성을 비롯해 좋은 실적을 내면서 사드보복의 타격을 만회하고 있다. 2017년 4분기 A/S부품부문 영업이익률은 2016년 4분기보다 3.2% 포인트 오른 26.4%였다. 

현대모비스는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7조4590억 원, 영업이익 2조456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17년과 비교해 매출은 6.6%, 영업이익은 20.5% 늘어나지만 2016년 매출 38조2620억 원, 영업이익 2조9050억 원에 못 미치는 것이다. 

현대위아은 현대모비스보다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현대위아는 중국 산둥 공장에서 중형차용 누우엔진을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반조립 형태의 자동차부품도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공장에 수출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현대위아는 현대기아차 의존도가 높아 현대기아차의 원가 절감에 취약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왔다”며 “여기에 현대기아차가 중국 전략을 바꾸면서 현대위아 수익성을 놓고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파악했다.

그는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현대위아에 이익을 전달해 줄 능력과 의지가 부족해 보이는 상황”이라며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가 본격적 신차 주기에 들어서야 기아차 매출 비중이 높은 현대위아가 실적을 끌어올릴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위아는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8조2060억 원, 영업손실 22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17년과 비교해 매출은 9.6% 늘지만 영업이익 170억 원을 낸 데서 적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