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다시 표 대결을 벌여 일본롯데의 경영권 탈환에 나설 가능성이 떠오른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이 6월 열릴 예정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안과 신 전 부회장의 이사 복귀안을 안건으로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동주, 신동빈 구속 틈타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복귀 노려

▲ 신동주(왼쪽)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6월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신동빈 회장은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롯데홀딩스에서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과 공동으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2015년 1월 롯데홀딩스 부회장에서 전격 해임된 뒤 지난해까지 4차례에 걸쳐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통해 복귀하려 했으나 모두 신동빈 회장에 완패했다.

그 뒤 신 전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대부분 매각하면서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끝나는 듯했지만 신 회장이 법정구속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법정구속된 13일 ‘롯데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 홈페이지에 일본어로 입장자료를 올려 “신동빈 회장은 한국과 일본에서 롯데 회장을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이 아닌 일본 주주의 뜻에 따라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오게 될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전문경영인체제가 우리나라보다 잘 자리잡은 데다 도덕적으로 물의를 빚으면 이사에서 물러나도록 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이 창업주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데다 아직 항소심 등도 남아있어 롯데홀딩스 주주들이 신 회장에게서 곧바로 등을 돌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한국롯데와 일본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지분구조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공영회(13.9%), 임원지주회(6.0%) 등 일본주주들의 지분율이 75%를 넘고 나머지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3%, 신동주 전 부회장 1.6%, 신동빈 회장 1.4%, 신격호 명예회장 0.4%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일본주주들이 움직일 수 있는 지분이 절반을 훌쩍 넘는 상황에서 광윤사를 제외한 주주들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광윤사의 최대주주다. 광윤사 지분 50%와 아버지인 신격호 명예회장으로부터 위임받은 1주를 보유해 사실상 광윤사를 지배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2015년 10일 주주총회를 통해 광윤사 지분 50%+1주를 확보했다.

신동빈 회장은 그 뒤 “이 주주총회 결정의 효력을 중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일본 법원에 냈지만 이 신청은 1월25일 기각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