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 릴리와 신약 ‘HM71224’의 적응증(치료대상 증상) 변경을 협의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릴리에 기술수출한 신약 HM71224는 류마티스 관절염에 효능이 뚜렷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임상2상이 중단됐는데 혈액암 치료제로도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릴리와 논의하고 있는 HM71224를 놓고 항암제로 개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한미약품과 릴리는 14일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HM71224의 임상2상 중간 분석 결과 목표하는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고 이에 임상2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2015년 3월 계약금 5천만 달러, 총 7억6천만 달러에 HM71224을 릴리에 기술수출했고 2016년 8월부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276명을 대상으로 임상2상이 시작됐다.
한미약품은 이번 임상 중단과 관련해 “기술계약이 파기되거나 반환된 것이 아니고 계약금 반환 등 금전적 손실도 없다”며 “HM71224의 적응증을 변경해 임상을 다시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과 릴리의 HM71224 적응증 변경 논의와 관련해 혈액암 치료제로 개발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한미약품의 HM71224는 BTK억제제 계열의 신약이기 때문이다.
BTK억제제는 면역세포 중 하나인 B 세포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효소를 차단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뿐 아니라 항암제로도 개발이 되고 있다.
BTK억제제가 항암제로 개발된 대표 사례는 임브루비카다.
임브루비카는 현재 최초로 시장에 출시된 BTK억제제 계열 신약인데 혈액암 치료에 쓰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45억 달러로 2016년보다 45%가 급증했으며 2023년에는 매출이 11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BTK억제제 ‘칼큐엔스’ 역시 암의 일종인 림프종을 치료하는 항암제로서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았다.
허혜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HM71224가 혈액암치료제로 변경된다면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며 “릴리가 개발하고 있는 항암제 신약목록에 혈액암 치료제가 없다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