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이 한국GM 군산공장을 폐쇄하면서 구조조정을 본격화했다.

한국GM은 내수와 수출 양쪽에서 동반부진을 겪고 있어 앞날에 먹구름이 잔뜩 꼈다. 
 
해외언론 "GM은 한국GM이 조금씩 죽게 내버려두고 있다"

▲ 메리 바라 GM 회장.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12일 “GM은 유럽 사업을 매각하고 여러 해외 사업장을 축소한 데 이어 2018년도 공격적으로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라며 “인건비 상승, 생산능력 초과, 내수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한국GM이 새로운 목표”라고 보도했다. 

한국GM이 5월까지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13일 결정하면서 GM이 한국GM 구조조정을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국내에서 변속기와 엔진소재를 생산하는 보령공장과 함께 완성차를 생산하는 군산, 부평, 창원공장 3곳을 가동하고 있다. 

3개 완성차공장을 가동하면서 연간 90만 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한 차량은 52만5천 대로 연간 생산능력에 크게 못 미친다. 

GM이 한국GM의 군산공장 문을 닫은 데 이어 한국GM의 생산능력을 줄이는 추가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이 매체는 “GM이 한국 사업장에 호주와 인도에서 취한 구조조정 조치를 함께 취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호주에서 생산을 중단하고 판매만 하고 있으며 인도에서는 수출용 차량을 생산하지만 현지 판매는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한국GM이 국내와 해외에서 동반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에 GM이 다른 해외 사업장보다 한국 사업장에 한층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GM은 2017년 내수판매가 13만2천 대로 2016년보다 27% 줄었으며 수출판매는 39만2천 대로 6% 감소했다. 

박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GM이 유럽에서 철수하면서 (한국GM은) 사업규모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GM이 미국 등 다른 시장 물량을 한국GM에 배정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GM은 한국GM을 조금씩 죽게 내버려두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GM은 해외 사업장을 축소하거나 정리할 때 생산시설을 폐쇄하더라도 연개개발 시설 등 일부를 남겨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유럽 브랜드인 오펠과 복스홀을 푸조시트로앵에 매각하면서 이탈리아 토리노에 위치한 엔지니어링센터는 팔지 않았고 호주에서 생산을 중단할 때도 영업망, 디자인스튜디오, 엔지니어링센터를 남겼다.

러시아에서는 대중 브랜드인 오펠 판매망을 정리했지만 고급 및 고성능차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

GM은 미국에 이어 한국에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디자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 디자인센터는 경차, 소형차뿐만 아니라 전기차 디자인 작업을 주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GM은 지난주 경영실적을 발표하면서 2013년부터 호주, 한국, 인도, 남아프리카에서 구조조정 비용으로 11조 달러를 썼다고 밝혔다. 

존 머피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연구원은 앞서 보고서를 내고 한국을 포함한 GM의 신속한 구조조정을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면서 “GM이 장기적 전략에서 한국을 재평가할 수 있겠지만 단, 중기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거나 입지를 축소하는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