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8-02-11 09:23:01
확대축소
공유하기
은행들이 금융위원회의 활성화방안에 맞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마케팅에 발벗고 나섰다.
다만 증권사와 비교해 볼 때 여전히 낮은 투자 수익률에 머물러 있어 어떻게 끌어올릴지 고심하고 있다.
▲ 시중은행 창구에서 고객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가 지난해 5월 세제 혜택을 늘리고 중도에 인출할 수 있는 등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활성화방안을 내놓은 뒤부터 은행들은 전사적 마케팅을 펼치며 고객 유치에 뛰고 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계좌 하나에 예·적금과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손실이 나면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은 수익을 냈더라도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고객들이 수익을 얻지 못 할 때도 수수료를 내야한다는 점 때문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만들기 꺼려한다고 파악했기 때문이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고객이 직접 자산운용을 결정하는 ‘신탁형’과 금융회사가 투자운용계획을 고객에게 제시한 뒤 자산운용을 위임받는 ‘일임형’으로 나뉜다. 은행들은 일임형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이 맡긴 자산에서 1%가량을 연간 수수료로 받았다.
은행들은 해외투자 상품 등 투자대상을 넓히기 위해서 다양한 상품 개발도 하고 있다. 상품 종류를 늘려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추기 위해서다.
BNK부산은행과 DGB대구은행, 경남은행 등 지방은행들도 올해 1월부터 시중은행처럼 손실이 생기면 일임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다만 은행들의 투자 수익률이 증권사와 비교해 크게 낮다는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마케팅을 확대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수익률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고객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출시된 지 3개월이 넘은 203개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모델포트폴리오(MP)의 평균 누적수익률은 8.69%로 집계됐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증권사의 평균 누적수익률은 9.98%, 은행은 6.58%로 조사됐다.
은행의 평균 누적수익률이 지난해 1월 1.01%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동안 가파르게 높아졌다 하더라도 증권사와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
수익률 상위 10곳 가운데 대구은행이 간신히 10위를 차지해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상위 20곳으로 넓혀 봐도 은행 6곳이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수익률을 살펴보면 대구은행 9.03%(10위), 우리은행 7.60%(14위), KB국민은행 7.44%(15위), NH농협은행 7.09%(17위), 광주은행 7.07%(18위), KEB하나은행 6.25%(20위) 등이다.
반면 증권사 수익률은 NH투자증권 16.49%, 키움증권 13.03%, 신한금융투자 11.59%, 메리츠종금증권 11.56%, 현대차투자증권 10.89% 등으로 10%가 넘는 고수익률을 나타냈다.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가 지난해 은행의 신탁업 진출과 초대형종합금융투자사업자(IB) 지정 등 업권을 두고 날선 공방을 주고 받을 때 은행의 낮은 수익률은 금융투자협회의 공격대상이 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운용사의 운용능력과 운용전략에 따라 수익률 변동이 큰 상품으로 평가된다”며 “금융위의 활성화방안에 맞춰 올해 은행들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