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예고한 ‘깜짝 발표’는 온라인사업부 통합과 1조 원 투자 유치였다.

이 깜짝 발표를 놓고 평가가 엇갈린다. 온라인사업이 꾸준히 성장해온 만큼 사업부 통합으로 효율성이 증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가 하면 획기적 변화를 주기에 1조 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온라인사업 급성장 위해 인수합병 추진할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온라인사업를 별도법인으로 출범하면서 앞으로 대규모 인수합병에 나설 수도 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내 이커머스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가진 기업은 없다”며 “신세계그룹이 인지도 있는 이커머스 기업을 인수한다면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쉽게 도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SK플래닛의 오픈마켓 ‘11번가’ 인수를 추진하다가 성사를 하지 못했는데 이런 인수합병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1조 원 투자를 통해 별도로 설립되는 법인은 올해 출범하는 것 자체가 목표”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고 사업 방향은 향후 법인이 설립된 뒤에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신세계몰과 이마트몰 등 그룹의 온라인사이트를 통합한 쓱(SSG)닷컴으로 성과를 냈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사업은 쓱닷컴이 출범한 뒤로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 부회장은 사이트 통합에 그치지 않고 온라인사업 자체를 별도로 떼어내 온라인쇼핑 성장에 맞춰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유통기업 월마트도 온라인사업부를 따로 떼어낸 뒤 2010년 이커머스시장 점유율 1.8%에서 2016년 7.8%까지 급성장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이 후발주자로서 이커머스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에 1조 원은 크지 않은 금액이라는 말도 나온다.

쓱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2조 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업계 1위인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14조 원에 이른다. 이런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1조 원 규모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이 11번가 인수에 성공하지 못한 만큼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기보다는 신세계그룹만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온라인사업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갈수록 1인가구와 맞벌이가구가 늘어나며 이커머스시장에서 신선식품의 주문량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마트를 통해 수십 년 동안 쌓아온 신선식품 유통경험을 극대화한다면 후발주자지만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