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회장이 포스코특수강을 매각하면서 포스코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한 세아베스틸도 향후 특수강시장 지위강화와 시너지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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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한국투자증권은 5일 포스코가 세아베스틸과 포스코특수강 매각 계약을 체결한 데 대해 재무구조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포스코는 4일 회사가 보유한 포스코특수강 지분(72.09%) 전부를 세아베스틸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는 보유 지분 중 52.3%를 우선 5672억 원에 매각했다. 앞으로 같은 조건으로 나머지 지분 19.79%를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대상에서 2414억 원 상당의 베트남 형상사업은 제외됐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에 반영된 포스코특수강의 가치는 1조3255억 원인데 이는 올 3분기 말 포스코특수강 자본총계인 1조2370억 원 기준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1.07배”라며 “PBR이 0.6배인 회사가 자산을 1.07배에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첫 걸음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포스코가 포스코특수강 매각을 완료할 경우 매각이익은 4천억 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문선 연구원은 “이번 계약으로 포스코는 7815억원의 현금과 베트남법인 가치 2414억원이 유입되는 반면 포스코특수강 장부가치 6288억 원이 유출돼 3941억 원의 매각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스코가 포스코특수강 매각을 계기로 앞으로 다른 비핵심 계열사와 자산 매각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매각 건으로 권오준 포스코 회장 부임 이후 추진중인 구조조정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매각이 진행중인 광양터미널, 포스코건설의 지분 매각도 내년 상반기 구체화할 전망이어서 포스코 주가 측면에서 중단기적으로 볼 때 모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세아베스틸은 포스코특수강 인수로 시장 지위를 강화하고 시너지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세아베스틸이 포스코특수강 지분 인수 뒤 탄소합금강 부문의 국내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로 현재 자동차 사업에 집중된 수요산업 비중을 축소해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세아베스틸은 이번 포스코특수강 인수가 향후 현대제철의 특수강 진출에 따른 우려를 일정 부분 희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세아베스틸의 전방산업 매출구조는 자동차향 34%, 산업기계향 25%로 자동차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나 포스코특수강의 주력제품인 STS강은 산업기계향이 35%로 높고 자동차향 비중은 4% 정도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포스코특수강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이 3%에 불과해 인수 후 세아베스틸과의 시너지로 앞으로 포스코특수강의 수익성을 향상시킬지가 과제”라고 덧붙였다.
세아베스틸이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할 재무적 여력을 갖췄는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이재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세아베스틸이 계약체결 후 실제 지불해야 할 금액은 7200~8700 억 원으로 추정된다”며 “세아베스틸의 현금성자산 약 1천억 원, 지난해 10월 발행한 사채 2500억 원,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2700억 원, 그리고 3분기 말 부채비율이 48.6%였던 점을 감안하면 세아베스틸의 인수여력은 충분하다”고 봤다.
그러나 김현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아베스틸이 계약 체결 후 실제 지불해야 할 금액은 8270억 원 가량으로 추산되는데 보유현금은 900억 원 정도에 불과해 결국 차입에 의존해야 한다”며 ”세아베스틸 입장에서는 특수강 사업의 확장과 현대제철 특수강 증설에 대한 대응이라는 명분이 있지만 인수금액 부담과 실적변동성이 확대된다는 단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