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택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매출 감소 흐름을 막지 못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17년을 중공업부문 매출 회복의 원년으로 삼으려고 했지만 목표 달성 시기를 올해로 또 미뤘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이 올해 내건 실적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를 놓고 증권업계는 부정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지택, 두산중공업의 중공업부문 활로 찾기 올해도 고전 불가피

정지택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성기종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9일 “두산중공업이 2018년 창대한 계획을 세웠지만 실현할 수 있을지 검증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두산중공업이 신규사업을 진행하며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빠른 시간 안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파악했다.

두산중공업은 중공업부문과 연결대상 계열사 실적까지 반영해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5조8336억 원, 영업이익 1조944억 원을 낼 것으로 자체적으로 전망했다. 2017년보다 매출은 9%, 영업이익은 18.2% 늘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9일 두산중공업 리포트를 낸 증권사 4곳 가운데 3곳은 두산중공업이 올해 실적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바라봤다.

삼성중공업과 미래에셋대우, DB금융투자는 두산중공업이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5조2천억~15조5천억 원, 영업이익 9700억~1조 원 정도 낼 것으로 추산했다. 

두산중공업이 중공업부문에서 실적을 크게 개선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일 수도 있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두산중공업 실적 전망을 향한 기대감을 낮춰야 할 것”이라며 “매출 성장세가 둔화하고 수주도 줄어 수익성이 좋아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중공업부문에서 매출 6조600억 원, 영업이익 3030억 원을 낼 것이라는 실적목표를 내놨다. 2017년보다 매출은 5.5%, 영업이익은 59.2% 늘어나는 것인데 올해 실적이 여기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지택 부회장이 두산중공업의 실적을 놓고 더 무거운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초 한국기계산업진흥회에서 “2016년이 마지막 고비였고 2017년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지만 지난해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중공업부문에서 매출 5조7442억 원, 영업이익 1903억 원을 냈다. 2016년보다 매출은 7.4%, 영업이익은 33.8% 줄었다. 두산중공업의 중공업부문 매출은 5년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풍력발전, 가스터빈, 발전서비스 등 신사업을 바탕으로 신규수주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단기적으로 신사업 강화전략은 재무구조에 부담을 안길 것으로 예상됐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로 6조9천억 원을 제시했는데 2017년 신규수주보다 36.6% 많은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가 에너지전환정책과 재생에너지3020정책을 펴는 데 따라 풍력발전, 가스터빈, 발전서비스 등 신사업부문에서 신규수주 2조9천억 원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해외원자력발전사업 등에서 일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이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하고 가스터빈을 개발하며 신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는 장기적 실적 전망을 밝히는 요인”이라며 원전수출, 가스터빈 개발 등 신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투자지출을 늘려 재무건전성을 나쁘게 만들 것“이라고 바라봤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중공업부문에서 신규수주 5조510억 원을 확보했는데 2016년보다 44.2%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