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이 맡고있는 신세계그룹의 화장품사업이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2년 연속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도 적자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품사업은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전담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신세계그룹이 계속 적자를 내는 화장품사업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도 정 부사장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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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
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의 3분기 매출은 19억 원에 그친데 반해 적자는 16억 원이었다.
신세계그룹은 2012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비디비치를 인수하며 화장품사업에 뛰어들었다.
비디비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에 인수된 뒤 전국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10여 곳과 부산 및 파주에 있는 프리미엄아울렛에 입점했다. 지난해 GS샵과 손잡고 홈쇼핑에 진출하기도 했다.
비디비치는 2012년 23억 원, 지난해 41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올 상반기에도 25억 원의 영업적자를 내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화장품사업의 부진이 이어지자 상반기 신세계그룹이 화장품사업에서 발을 뺀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사업에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8월 비디비치는 브랜드 로고와 제품 디자인을 바꾸는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9월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해 온 화장품 유통전문점 ‘뷰티컬렉션’ 매장 2개와 스웨덴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 매장 3개를 인수했다. 그동안 비디비치만 운영했다면 매장 인수를 통해 화장품사업 영역을 편집숍과 향수까지 확대한 것이다.
지난달 비디비치에서 기초화장품도 출시했다. 이전까지 색조화장품만 판매했다. 국내 색조화장품 시장이 침체되자 기초화장품도 출시하며 제품 영역을 넓혔다.
신세계그룹이 적자를 내는 화장품 사업에 계속 투자하는 이유는 점점 커져가는 화장품시장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화장품시장의 규모는 약 18조 원에 이른다.
또 중국인들의 국내 화장품 선호도가 매우 높아 앞으로도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지는 분야이기도 하다.
신세계그룹이 화장품사업을 놓치 않는 이유에 대해 정유경 부사장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신세계그룹에서 정유경 사장이 앞으로 맡게 될 분야가 화장품사업이라는 것이다.
정 부사장은 디자인을 전공한 뒤 신세계그룹의 패션사업을 전담해 오고 있다. 정 부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세계백화점의 의류사업뿐 아니라 매장 인테리어나 입점 브랜드 등에도 직접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부사장은 또 백화점에 입점할 화장품 브랜드를 직접 선택하는 등 화장품사업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다고 전해진다.
정 부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2대 개인주주이기도 하다. 정 부사장은 아버지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분은 신세계가 45.76%, 정재은 명예회장이 21.68%를 소유하고 있고 그 다음이 정유경 부사장이 0.4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0.11%를 소유하고 있다.
정 부사장의 남편인 문성욱 부사장이 신세계인터내셔날로 자리를 옮긴 것도 정 부사장이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