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3기 경영체제’에서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어떻게 짤까.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하나금융의 계열사 대표이사 가운데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와
정수진 하나카드 대표, 권오훈 하나생명 대표, 황종섭 하나저축은행 대표, 이창희 하나자산신탁 대표, 차문현 하나자산운용 대표, 박성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 정경선 하나에프앤아이 대표 등이 3월에 임기를 마친다.
김정태 회장은 1기 경영에서는 사실상 김승유 전 회장의 그림자가 짙어 그만의 색깔을 드러낸 인사를 할 수 없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승유 전 회장이 하나금융의 고문에서 물러난 2기 경영에서는
김정태 회장이 자신의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는 말이 나온다.
당시
김정태 회장은 각 계열사의 특성에 맞는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중용하기보다는 주로 KEB하나은행의 부행장 출신을 계열사 최고경영자로 보내는 방식으로 하나금융그룹에서 그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2016년 3월 하나카드, 하나생명, 하나저축은행, 하나에프앤아이, 하나금융투자 등 5개 계열사의 대표를 교체하는 인사에서도 4명은 KEB하나은행 출신이었고 나머지 한명은
김정태 회장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이었다.
김정태 회장이 3기 경영을 맞아 하나금융의 성장을 위한 새 판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만큼 3월에 있을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가 전문성을 강조하는 기조를 내세울 수 있다.
무엇보다 하나금융이 비은행계열사들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크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실적이 업계 1, 2위사인 KB금융과 신한금융과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데 은행 외 비은행계열사의 성과가 이들에 비해 한참 뒤쳐져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으로 순이익 1조6036억 원을 거뒀다. KB금융지주의 경우 2조7897억 원을,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2조7376억 원 규모의 순이익을 올리며 하나금융과 1조 이상의 차이를 벌렸다.
하지만 은행만 놓고 본다면 큰 차이가 없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으로 순이익 1조5132억 원을 냈고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1조8413억 원, 1조6959억 원을 거뒀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압박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강한 외부 변수도 있는 만큼
김정태 회장이 그의 측근들에게 중요한 보직을 내리는 인사를 하지 않고 ‘전문성’만을 고려한 인사를 해도 이해가 되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사의 최고경영자가 막강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경영을 해나가기 유리하게 측근들로 경영진을 채우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