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는데 보유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이나 금호사옥 지분 매각 등의 카드도 뽑아들 가능성이 있다.
25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2월8일 자산유동화증권 1500억 원어치를 발행한다.
자산유동화증권은 부동산이나 매출채권, 유가증권, 주택저당채권, 기타 재산권 등 유동화자산을 토대로 발행하는 증권인데 일반적으로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홍콩과 싱가포르노선 매출을 담보로 이번 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IBK증권과 한화투자증권, KB증권 등 증권사가 이번 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을 주관하며 IBK기업은행이 신용공여를 맡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존 회사채를 갚고 회사를 운영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이 낮아 이번 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데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조정했다.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낮췄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차입금 만기가 지속적으로 짧아져 2017년 3분기 말 기준 단기성차입금 규모가 2조1097억 원에 이른다”며 “유동성 위험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이번에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을 전부 팔지 못할 경우 자금조달 비용이 더욱 늘어나고 신용등급이 더욱 하락할 수 있다.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BB+’까지 내려갈 경우 유동화차입금 1조2382억 원의 지급기일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앞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CJ대한통운 지분의 매각을 추진할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말 기준 CJ대한통운 지분 4.99%를 보유하고 있는데 CJ대한통운 지분을 매각할 경우 25일 종가 기준으로 1525억 원가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사옥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의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
금호사옥은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의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을 보유하고 있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인데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79.9%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사옥에서 보유한 토지와 건물 등 유형자산은 2016년 말 기준 장부가액이 1800억 원에 이른다.
금호타이어가 금호사옥 지분인수권리(콜옵션)을 보유하고 있지만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행사 가능성은 낮다고 타이어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2월18일까지 콜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금호타이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다른 기업에 금호사옥 매각 의사를 타진할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CJ대한통운과 금호사옥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을 놓고 “확정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