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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72단 3D낸드 앞세워 D램 매출의존도 줄이기 총력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01-25 15: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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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올해도 반도체 실적 대부분을 D램에 의존하는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 업황의 전망이 불안한 데다 기술 경쟁력 확보에 핵심으로 꼽히는 72단 3D낸드 신공정의 생산비중 확대도 쉽지 않은 과제로 남아있다.
 
SK하이닉스, 72단 3D낸드 앞세워 D램 매출의존도 줄이기 총력전
▲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SK하이닉스는 25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낸드플래시 공급부족 상황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기업들의 3D낸드 대량양산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낸드플래시 평균가격은 지난해 D램과 더불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스마트폰과 서버용 SSD 업체들의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업체들의 공급량은 부족한 상황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상반기부터 업황이 공급과잉 국면으로 뒤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홈페이지에 분석자료를 내고 “삼성전자와 도시바, 인텔, 중국업체 등이 모두 올해부터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크게 늘리려 하고 있다”며 “최소 3년 동안 대부분의 반도체기업이 투자 확대를 이어가며 업황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명영 SK하이닉스 경영지원담당 부사장도 컨퍼런스콜에서 경쟁업체들의 3D낸드 출하량이 늘어날 가능성과 메모리반도체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이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부사장은 SK하이닉스의 올해 낸드플래시 출하량 증가율이 업계 평균보다 높은 40% 중반대로 급증할 것이라며 공격적 시장확대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낸드플래시 기술력 차별화로 시장경쟁에서 우위 확보를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부터 양산체제를 구축해온 72단 3D낸드 기반 낸드플래시를 제품 경쟁력과 수익성 확보에 핵심으로 앞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와 도시바, 마이크론 등 주요 경쟁사의 3D낸드 기술이 최대 64단 수준에 그치는 반면 SK하이닉스의 72단 기술은 이론상 성능과 원가 양쪽 측면의 경쟁력 확보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72단 3D낸드 생산수율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하반기부터 PC와 서버용 SSD, 스마트폰에 공급되는 낸드플래시의 주력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올해 안에 이런 목표를 실제로 이뤄내고 낸드플래시가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끌어올리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가 72단 3D낸드의 본격적 생산확대를 올해 하반기로 계획한 데다 실제로 양산수율을 안정화해 원가를 절감하는 효과를 보려면 최소 수개월의 시간이 더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정 난이도가 높은 신기술을 도입할 때는 시간과 자금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며 “신제품이 고객사에서 검증을 받는 데도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8단 3D낸드 공정 도입을 확대할 때도 예정보다 속도가 늦어져 낸드플래시 수익개선에 고전했다. 72단 신공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공산이 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를 제외한 낸드플래시 제조사의 3D낸드 공정전환과 양산 안정화가 올해 이뤄지기 어려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SK하이닉스, 72단 3D낸드 앞세워 D램 매출의존도 줄이기 총력전
▲ SK하이닉스의 72단 3D낸드 공정 기반 낸드플래시.

SK하이닉스도 이번 실적발표 자료에서 “3D낸드 기술 전환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결국 올해도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업황 악화와 공정 전환의 어려움으로 D램에 대부분의 실적을 의존하는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모바일과 서버용 D램의 수요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어 올해 D램 업황의 전망은 비교적 밝다.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수익 확보가 늦어져도 실적 성장세는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수년 전부터 대규모 투자를 벌이며 낸드플래시의 매출과 영업이익 비중 확대를 추진해왔던 만큼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야 하는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SK하이닉스는 급성장이 예상되는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하지만 올해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이 예상돼 상황이 부정적”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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