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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마감된 우리은행 소수지분입찰이 매각대상인 소수지분 17.98%의 1.32배에 이르는 23.76%의 물량이 접수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
우리은행 소수지분 입찰이 흥행에 성공했다. 경영권 지분 30% 예비입찰은 무산됐지만 소수지분 입찰에 매각지분을 뛰어넘는 입찰신청이 들어왔다.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도 이번 입찰에 참여해 지분 4% 인수를 신청했다. 향후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우리은행 지분을 모두 분산매각할 가능성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소수지분 입찰에 우리사주조합 외에도 싱가포르투자청, 한화생명,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참여했다.
◆ 우리은행 소수지분 입찰 흥행 성공
예금보험공사는 28일 마감된 소수지분입찰에 총 23.76%의 물량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는 예금보험공사가 이번 입찰 매각대상으로 내놓은 소수지분 17.98%의 1.32배에 이른다.
예금보험공사는 1년 뒤 콜옵션(1주 당 0.5주를 살 권리)을 행사하기 위한 지분 8.99%를 이번 입찰에서 제외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소수지분 입찰은 예정가격 이상을 제시한 입찰자를 대상으로 낙찰을 결정한다”며 “최종 낙찰물량은 현재 결과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소수지분 입찰을 희망수량경쟁입찰 방식으로 시행했다. 이 방식은 주당 가격을 높게 제시한 입찰자 순서대로 각자 써낸 물량을 배분한다.
소수지분입찰 참여자는 최소 0.4%에서 최대 10%까지 원하는 지분을 써낼 수 있다. 한 입찰자가 서로 다른 가격으로 입찰서 여러 개를 내는 것도 가능하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분입찰에 성공한 투자자에게 추가로 낙찰물량의 절반 수준인 콜옵션을 부여한다.
공자위는 12월 초 소수지분 낙찰자를 선정한다. 이후 올해 안에 거래대금을 받고 주식 교부까지 끝낼 계획이다.
◆ 우리은행 사주조합, 소수지분 4% 입찰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은 28일 콜옵션을 포함한 소수지분입찰에 참여해 전체 주식의 4%인 2700만 주 매입을 신청했다.
우리사주조합은 비금융주력사이기 때문에 전체 발행주식의 4% 이상을 사들일 경우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조합은 이를 고려해 전체 주식의 4%를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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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우 우리은행장 |
우리사주조합은 28일 우리은행 임직원 1만3천여 명을 대상으로 자사주 청약을 모집했다. 전체 매입규모는 3천억 원으로 추산된다.
우리은행 임직원들 가운데 임원급은 1만 주, 지점장급은 4200 주, 부지점장급은 3500 주, 차장과 과장급은 2500 주, 행원은 1700 주, 계약직은 900 주를 청약했다.
◆ 우리사주조합이 자사주 사들이는 이유는
우리은행은 지난 1일 우리금융을 흡수합병한 뒤 우리사주조합을 재결성했다. 이 조합은 우리금융이 2010년 결성한 ‘우리금융 독자민영화 컨소시엄’과 연관이 있다.
당시 우리금융은 우리사주조합을 통한 과점주주 컨소시엄 구성을 시도해 독자적 민영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우리금융 민영화 자체가 무산돼 우리사주조합도 유명무실해졌다. 그뒤 우리은행 민영화가 추진되면서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임직원 대다수가 민영화에 대한 강한 의지와 열망을 품어 이번 우리사주청약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 우리은행 임직원들이 소수지분입찰을 통해 과점주주 체제의 민영화를 준비하는 것으로 본다. 경영권 지분 30% 예비입찰이 무산되면서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과점주주 방식의 분산매각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내부에서 예전부터 여러 과점주주가 지분을 나눠 보유하는 형태로 민영화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다른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과점주주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외국계 자본이나 개인 대주주에게 은행을 넘기면 이익 극대화에만 신경을 쓸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금융회사처럼 주인 없는 회사가 되는 쪽이 낫다”고 말했다.
우리사주조합은 최근 우리은행 임직원들에게 보낸 공문에 “독자적인 우리은행 민영화에 대한 열망과 민영화 이후 은행이 발전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며 “이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대의명분 차원에서 우리사주 매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리사주조합은 주요 거래기업들을 설득해 소수지분입찰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 그 결과 중소기업들이 연합해 세운 특수목적회사(SPC)가 우리은행 지분 2% 인수를 희망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제출했다.
◆ 우리은행 소수지분 입찰에 누가 참가했나
우리은행 소수지분입찰에 외국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가 싱가포르투자청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한화생명 등 일부 금융회사와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의 기업도 입찰제안서를 냈다.
어피니티와 싱가포르투자청은 소수지분 입찰에 공동인수 방식으로 참여했다. 두 곳은 우리은행 소수지분 인수를 목적으로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곳은 우리은행 지분 10%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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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배 한화생명 부회장 |
금융권 관계자들은 싱가포르투자청이 장기적 투자이익을 얻기 위해 우리은행 소수지분을 인수하려 한다고 본다. 싱가포르투자청은 2008년에도 한국씨티은행 지분 9%를 인수했다.
한화생명은 우리은행 소수지분입찰에 참여해 최대 2%의 지분인수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은 자산운용을 위한 단순투자 목적으로 이번 입찰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단순히 투자를 위해 참여했다고 해도 은행지분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우리은행 소수지분입찰에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우리은행 소수지분입찰에 단순한 투자 목적으로 참여했다”며 “구체적 사항이 정해지면 다시 관련 사항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두산그룹도 우리은행 소수지분입찰에 참여했다. 두산그룹은 1% 미만의 지분 인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