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금융사들의 비대면 투자일임 계약을 올해는 허용할까?

비대면 계약을 실시하면 금융사들은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불완전판매 등으로 투자자들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18일 금융권에서는 금융위원회가 올해 투자일임 상품의 비대면 계약을 허용할지 여부를 놓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일임은 금융사가 고객의 판단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상품의 선택과 운용을 책임지는 서비스를 말한다.

따라서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구성이 복잡하고 금융소비자들의 이해가 떨어져 불완전판매 등의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등을 통한 비대면 계약이 허용되지 않는다.

금융사들이 투자일임 계약을 맺으려면 반드시 고객과 직접 만나 서면으로 된 자료를 통해 상품의 특성을 설명하고 자필 서명을 받아야 한다.

현재 투자일임 금융상품 가운데 유일하게 온라인 비대면 계약이 허용되는 것은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이다. 일임형 ISA는 금융사들이 분산투자를 하도록 의무화돼 있으며 실제 투자의 의사결정은 고객이 내리는 등 금융사들의 권한과 책임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금융사들은 투자일임의 비대면 계약을 허용해줄 것을 금융위원회에 꾸준히 요구해 왔다. 비대면 계약을 실시하면 고객 상담을 위한 비용이 줄어 금융사의 수익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비대면 계약 허용을 요구하는 금융사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장점은 사람의 개입이 거의 없어 가입과 운용 절차가 간편하고 시간과 비용도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는 고객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가입하려 해도 금융사 지점을 방문해 투자일임 계약을 맺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장점이 충분한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반면 금융위원회는 금융사들이 고객과 충분한 상담을 하지 않아 불완전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을 이유로 들며 비대면 계약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업 혁신방안’에 비대면 계약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길 수 있다는 보도도 나오지만 금융위원회는 보도해명자료를 통해 구체적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일임의 비대면 계약이 허용되면 온라인으로 가입할 수 있는 금융상품의 폭이 넓어져 금융투자업계의 고객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핀테크산업을 활성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투자금액의 한도를 정하는 등 제한적으로라도 비대면 계약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투자일임의 비대면 계약은 계속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다만 아직까지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