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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충호 현대자동차 사장이 10월 30일 '아슬란'를 선보이고 있다. |
현대자동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준대형 승용차 아슬란의 초반 판매가 순조롭다.
현대차는 기업의 연말과 연초 인사에 따른 법인차량 수요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수준의 수입차의 공세도 만만찮아 아슬안의 안착은 아직 미지수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아슬란은 지금까지 3750여 대가 계약됐다. 10월30일까지 사전계약이 2500 대이고 그 뒤 1200여 대가 추가로 계약됐다.
현대차는 올해 아슬란 판매목표를 6천 대로 잡고 있다.
현대차는 아슬란 판매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에 주요 기업들의 임원인사가 마무리되면 법인차량 교체수요가 생기고 아슬란 선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아슬란의 흥행을 점치기에 아직 이르다. 아슬란의 성능개선에 대해 논란이 여전한 데다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 공세가 거세기 때문이다.
아슬란은 성능개선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슬란의 주력모델로 꼽히는 3.3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294마력, 최대토크 35.3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는 상위모델인 신형 제네시스 3.3AWD 모델과 비교하면 출력 면에서 12마력이 늘었지만 토크는 0.1kg.m 떨어졌다. 연비도 ℓ당 9.5km로 같은 수준이다.
하위트림인 아슬란 3.0모델도 한 단계 아래급인 그랜저 3.0모델과 성능 면에서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슬란의 가격은 4천만 원이 넘는다. 아슬란 G300모델은 3900만 원, G330프리미엄 모델은 4190만 원, 익스클루시브 모델은 4590만 원이다.
이런 모델에 옵션인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120만 원), 렉시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80만 원), 블루링크 서비스(100만 원) 등을 추가하면 가격은 더 올라간다. 상위모델인 제네시스의 가격과 비슷해진다.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 공세도 만만찮다.
아슬란의 경쟁모델로 꼽히는 독일 브랜드 준대형차 판매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거기다 일본 브랜드는 가격을 동결해 아슬란보다 싼 가격에 중형세단을 내놓았다.
메스세데스-벤츠의 더 뉴 E-Class는 지난 10월 1575 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8 대나 더 팔렸다. BMW5 시리즈는 10월에 1291 대 팔렸다. 9월에 비해 443 대 더 팔렸다. 아우디 A6는 689 대가 팔렸다.
일본의 중형세단들은 아슬란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토요타 캠리의 가격은 3350~4270만 원이다. 닛산 알티마는 3350~3750만 원이다. 최근 출시된 2015년형 혼다 어코드는 3470~4160만 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슬란이 상하위 모델인 그랜저와 제네시스 대비 뚜렷한 차별성을 부각하지 못한다면 자칫 과거 마르샤의 실패를 답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슬란의 전체 판매량에서 법인구매가 약 37% 수준을 차지한다. 내년 1월이면 법인차량의 성수기가 끝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1월 이후의 판매량이 아슬란의 성공을 판단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