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회사들이 결제수수료율 인하 등 경영여건의 악화에 대응해 인력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 노사는 올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국민카드는 2011년 은행에서 분사된 뒤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된다.
희망퇴직 대상자와 보상규모 등은 아직 합의되지 않았지만 최대 36개월치 월급 규모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국민카드지부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자원자에 한해 희망퇴직을 받는 방안을 의논해 왔다”며 “노사가 희망퇴직의 방향성에 동의했지만 실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구체적 사안이 결정되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5~11일 동안 10년 이상 일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2015년 12월 이후 희망퇴직을 처음으로 실시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회사의 성장세 둔화에 대처하고 경영 효율화도 추진하는 과정에서 희망자에 한해 퇴직신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회사들은 희망퇴직 계획이 없거나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업계 선두인 신한카드가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2위권인 국민카드도 뒤따르면 인력감축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신한카드, 삼성카드, 하나카드가 2015년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롯데카드와 BC카드가 2016년 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회사 8곳은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직원 1만829명을 뒀는데 2015년 같은 기간 1만1052명에서 223명 줄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회사들은 경영여건 악화가 예상됐던 2015년부터 인력을 줄여왔다”며 “희망퇴직 외에도 디지털금융 강화와 조직개편 등을 통해 인력을 줄이면서 비용을 감축하려는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회사들은 2016년 중소형 카드가맹점의 결제수수료율이 인하된 것을 시작으로 제도변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전업계 카드회사 8곳 가운데 하나카드를 제외한 7곳이 지난해 3분기에 2016년 같은 기간보다 적은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8월 인하된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중소가맹점 범위가 넓어진 여파로 풀이된다.
향후 실적의 전망도 어둡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카드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추가로 내릴 것을 약속했다. 카드론에 적용되는 법정최고금리도 2월부터 연 27.9%에서 24%로 떨어진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카드회사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부담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