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배 한화생명 부회장이 한화생명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한화생명은 정리해고 대신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노조와 잠정적으로 합의했다. 다음달 1일 노조 총투표로 잠정합의안이 의결되면 희망퇴직이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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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배 한화생명 부회장 |
한화생명의 구조조정은 올해 들어 두번째다. 김연배 부회장은 한화그룹 내부에서 구조조정의 달인으로 불린다.
26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노사는 희망퇴직과 자회사 이동을 실시하는 구조조정안에 잠정적으로 합의했다.
한화생명은 고용안정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20년차 전후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화생명 일반직의 70%가 10년차 과장급 이상 이고 사무직의 75%가 15년차 이상으로 고직급화가 문제로 대두되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5월 3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노조는 1년에 두 차례 구조조정을 벌이는 데 반대하고 22일 구조조정 반대 결의대회를 벌였다. 그러나 24일 차남규 사장과 최종선 노조위원장은 단독교섭에서 고용안정안과 임단협약 최종안에 잠정적으로 합의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화생명이 700명 가량의 인원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한화생명은 희망퇴직자에게 평균임금 36개월치의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기존 30개월에서 올린 것이다. 월 15만 원의 연금지원수당 5년치와 학자금 1년치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복지포인트·건강검진비용·경조사비도 3년 동안 보장하기로 했다.
자회사로 이동하는 경우 2년 동안 고용과 임금 70%가 보장되고 평균임금 24개월치를 위로금으로 받게 된다. 연금지원수당은 3년치, 학자금은 1년치를 현금으로 지급한다.
자회사에 복지포인트·건강검진·경조사 혜택이 없는 경우 이것을 지원하기로 했다. 희망퇴직 신청자와 자회사 이동 신청자는 한 직급 특별승진도 이뤄진다.
노사는 내년 임금을 동결하고 성과급을 기준급여의 300%로 하는 임단협에도 합의했다. 노조는 다음달 1일 총투표를 통해 노조원의 동의를 받기로 했다.
김연배 부회장이 9월 한화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될 때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김 부회장은 과거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본부장을 맡아 한화그룹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끈 전력이 있다.
특히 김 부회장은 김승연 회장의 ‘복심’으로 알려져 있는데, 김 회장은 한화생명 실적 개선을 위한 해결사로 김 부회장을 보낸 것으로 풀이됐다.
한화생명의 순이익은 2011년 5216억 원에서 지난해 3889억 원으로 2년 동안 25% 감소했다.
한화생명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도 205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69억 원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상반기 순이익은 업계 3위인 교보생명(2756억 원)에도 뒤졌다.
한화생명은 상반기에 300명 가량의 인원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그러나 삼성생명이 1천 명, 교보생명이 480명의 인원을 줄인 데 비하면 그 규모가 작은 편이었다. 이 때문에 추가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었다.
이번 구조조정이 삼성과 한화의 빅딜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계열사를 인수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화생명을 매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경영상의 이유로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것일 뿐”이라며 “매각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