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윤 회장이 코웨이 인수를 위해 힘을 쏟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자체사업을 통해 경쟁력을 증명해 코웨이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8일 웅진에 따르면 웅진은 코웨이를 인수하는 방안과 자체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웅진은 현재 가전렌탈사업 진출을 위해 지국장과 지점장을 뽑고 있다.
1월 말부터는 대리점 모집을 위한 TV광고도 방영하기로 했다.
윤석금 회장은 가전렌탈사업을 매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장을 직접 만들고 키운 만큼 애착이 강한 데다 가전렌탈시장의 성장세도 높기 때문이다. 소비문화가 바뀌고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국내 가전렌탈시장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웅진이 새로운 브랜드를 통해 자체적으로 가전렌탈사업에 뛰어들 경우 ‘웅진’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코웨이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와 인지도, 인프라는 웅진의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웅진에 몸담았던 인력들의 복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정수기 판매와 렌탈사업에 몸담았던 인력들은 현재 청호나이스, SK매직 등에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현장 영업직의 경우 윤석금 회장이 영업사원 출신인 만큼 웅진에서 영업사원을 우대하는 분위기가 있어 이직을 원하는 직원들이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가전렌탈시장에서 지국장이나 지점장을 지내고 있는 인력의 경우 90% 이상이 웅진 출신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윤 회장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코웨이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까지 사업을 키우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코웨이는 가전렌탈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지키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도 성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코웨이의 해외 매출은 2015년 2561억 원에서 2016년 3323억 원으로 3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4320억 원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코웨이가 현재 많은 매출을 거둬들이고 있는 미국, 말레이시아, 중국, 태국은 모두 윤 회장이 2000년대 초반부터 직접 해외 진출을 이끌었던 국가다.
반면 웅진은 현재 터키 한곳에서만 정수기렌탈사업을 하고 있고 마땅한 해외기반도 없어 윤 회장으로선 코웨이를 인수하지 못할 경우 뼈아플 수밖에 없다.
가전렌탈시장의 분위기도 과거와 많이 다르다. 코웨이에 이어 2위권을 다투고 있는 SK매직, 청호나이스, 쿠쿠전자 등이 공격적으로 가전렌탈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윤 회장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윤 회장이 결국 코웨이를 인수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웅진이 코웨이 인수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고 가전렌탈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점을 두고 코웨이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MBK파트너스가 들고 있는 코웨이 지분의 가치는 현재 거의 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데 웅진의 자금력은 이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웅진이 시장에 자체적으로 진출해도 이름값이 있어 코웨이의 점유율을 어느 정도는 잠식할 수 있다”며 “사업의지를 적극적으로 알려 MBK파트너스가 나중에 코웨이를 매각할 때 제값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웨이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일단 자체사업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증명하는 데 주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윤석금 회장과 웅진이 아직 가전렌탈시장에서 통한다는 점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며 “실제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며 MBK파트너스를 압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