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01-04 14: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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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공청회에서 관세 부과에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4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서 열린 ‘대형 주거용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사 공청회’에서 세이프가드가 부당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왼쪽)과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업체에 심각한 피해를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 수입국이 관세인상이나 수입량 제한 등을 통해 규제를 할 수 있는 조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경우 미국 현지 투자효과가 줄어들 것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존 헤링턴 삼성전자 미국법인 선임 부사장은 공청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전자 뉴베리 공장은 완전히 통합된 생산설비로 약 1천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내년이면 100만 대 이상의 세탁기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며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관세가 부과되면 뉴베리 공장과 우리가 거래하는 소매업체들, 소비자들에게 심각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에 판매하는 모든 세탁기를 당장 미국에서 생산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들었다. 미국 현지공장을 1월 안에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세탁기를 미국에서 생산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LG전자도 앞으로 미국에서 생산하는 세탁기가 점점 많아질 것이라며 세이프가드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내년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서 수입하는 세탁기 비중은 전체의 30%에서 4%로 급감할 것”이라며 “수입제한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월풀의 세이프가드 발동 제안은 오히려 미국 테네시주에 해롭고 일자리를 줄여 결국 미국 경제에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미국 테네시주에 약 2억5천만 달러(한화 약 2억8천억 원)를 들여 세탁기 등을 생산할 공장을 짓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하반기 가동한다.
한국 외교부도 이날 공청회에 참여해 세이프가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김희상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 심의관은 “미국이 국내 산업보호를 위해 자유무역기구(WTO)협정에 위반되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수입규제 조치를 남용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수출 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위원의 권고처럼 쿼터 내 물량을 놓고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자유무역기구의 세이프가드 협정 제5.1조의 수준을 초과하는 과도한 규제”라고 덧붙였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이날 공청회 결과를 바탕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구체적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전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대표부와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권고안을 참고해 2월 안에 최종 조치를 결정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