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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신임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
윤종규 KB금융지주 신임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21일 정식으로 취임했다.
KB금융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윤종규 내정자를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윤 회장은 2017년 11월20일까지 KB금융을 이끌게 됐다. 그는 조직안정을 위해 당분간 KB국민은행장을 겸임한다.
윤 회장은 취임식에서 리딩뱅크로서 KB금융의 위상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 윤종규, KB금융 ‘골든타임’ 이끌까
윤종규 회장은 취임식에서 “KB금융 재건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새로운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KB금융은 치열한 금융경쟁의 틈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투자자와 고객에 대한 기본적 도리를 지키지 못해 지탄받았다”며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지금이 KB금융의 변화를 추구할 적기인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딩뱅크로서 자긍심 회복과 고객의 신뢰 확보,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세 가지 목표로 제시했다.
윤 회장은 KB금융 조직과 기능을 개편해 영업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영업지점은 고객에만 집중하고 본부는 현장을 지원하도록 하겠다”며 “상품과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고객에게 혼선을 주는 영업과 마케팅을 일관성있게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가 잘 하는 소매금융을 더욱 차별화해야 한다”며 “소호와 중소기업금융, 자산관리 분야의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금융환경 변화에 대해 “금융거래가 모바일로 진행되면서 영업지점 방문고객이 줄어드는 것에 대응해야 한다”며 “다양한 채널로 수익을 창출하도록 미리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종규 회장은 KB금융사태에 관련해 “더 이상 청탁으로 인사를 해결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내부통제를 철저히 하고 윤리의식을 쌓아 사고없이 깨끗한 KB금융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또 KB금융 안에 내부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부에서 최고경영자가 배출되는 토양을 만드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며 “인재육성과 경영승계 프로그램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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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신임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 윤종규가 떠안은 KB금융 사외이사 문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KB금융사태로 생긴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윤 회장은 당장 KB금융 사외이사들의 거취를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열린 임시주총에서도 사외이사 책임론이 제기됐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주주발언에서 “KB금융사태의 근본원인은 국민은행 주전산시스템 교체문제”라며 “교체 진행과정에서 KB금융 이사회가 보고나 심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지난 5월 이후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갈등이 심해졌지만 사외이사들이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사외이사들이 KB금융사태에 관해 취한 조치와 신임회장 선임절차에 관한 개선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진 KB금융 사외이사는 “사외이사들은 이익만 챙기고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길 바란다”며 “새 회장을 모시고 주주 등 모든 관계자가 함께 권토중래하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외이사들의 거취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다만 이경재 전 KB금융 이사회 의장이 지난 20일 사퇴하면서 다른 사외이사들도 이른 시일 안에 사퇴에 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이사회는 임기만료 뒤 연임하지 않고 그대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중웅 KB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은 21일 의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4월 전에 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 LIG손보 인수 금감위 승인받아낼까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취임식에서 LIG손해보험 인수에 관해 강한 의지를 보였다.
윤 회장은 “LIG손해보험 인수 안건을 철회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며 “비은행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면 LIG손해보험을 인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KB금융은 그동안 비은행사업이 약하다는 평판을 들었다”며 “고령화와 저출산 기조를 생각하면 보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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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제윤 금융위원장 |
윤 회장은 “LIG손해보험은 다른 보험사보다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 고객망이 좋은 편”이라며 “장기보험상품 비중이 최근 70%를 넘기면서 은행과 시너지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그동안 KB금융이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LIG손해보험 인수를 원점부터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책임지고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윤 회장은 이른 시일 안에 신제윤 금융위원장을 만나 LIG손해보험 인수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승인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회장 내정 뒤 KB금융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만드는 등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은 내정자였던 지난 17일 국민카드와 현대자동차의 복합할부금융 갈등을 직접 나서 해결했다”며 “윤 회장이 직접 신 위원장을 만나 승인을 요청하면 이전보다 긍정적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금융권 일부에서 이경재 전 KB금융 이사회 의장만 물러난 상태에서 다른 사외이사들이 자리를 지킬 경우 LIG손해보험 인수승인이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KB금융은 현재 막대한 지연이자를 물고 있는데 연말까지 승인이 나지 않으면 인수계약 자체가 무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