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급호타이어 회장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비용절감 방안을 놓고 노조의 동의를 얻어내는 일이 더욱 다급해졌다.

채권단에서 경영 정상화 방안을 내놓기 전에 노조의 동의를 확보해야 더욱 고통스런 구조조정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단두대는 막아야 한다", 김종호 절박하게 노조 설득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왼쪽)과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


19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올해 안에 금호타이어 실사를 마무리해 이 결과를 토대로 경영 정상화 방안을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실사보고서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채권단 회의일정도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정상화 방안을 놓고 채권단 결정이 다가오는 만큼 김종호 회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호타이어가 자체적으로 비용절감 방안을 마련해 노조의 동의를 받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노조를 설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19일 광주공장에서 회사와 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앞으로 회사 측 해결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교섭을 지속할 것인지를 놓고 판단에 들어갈 것”이라며 “회사의 자구계획안을 저지하기 위해 29일 서울 청와대 앞 상경 집회를 철저하게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사측이 자구안을 통해 조합원과 구성원들에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노동자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에서 비용절감 방안을 추진할 경우 29일과 내년 1월경 각각 서울 산업은행과 청와대 앞에서 투쟁할 계획을 세웠다.

김 회장은 채권단에서 사전회생계획제도 등 구조조정 절차를 확정하기에 앞서 노사가 경영 정상화 계획에 합의해 채권단에 협조와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비용절감 방안을 마련했다.

김 회장은 13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직접 방문해 이 방안을 놓고 노조 간부들에 설명하면서 사전회생계획제도에 들어갈 가능성이 큰 만큼 노사가 합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금호타이어 자체적으로 마련한 비용절감 방안은 희망퇴직이나 임금조정 등의 방식으로 1483억 원을 절감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뼈대로 한다.

금호타이어 측은 채권단 실사 결과가 이미 나왔으나 금호타이어 자체 노력을 지켜보는 것 아니냐고 바라보기도 한다. 그런 만큼 비용절감 방안을 놓고 노사가 힘을 합치는 모습을 가급적 빨리 보여줘야 한다고 마음을 졸이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실사결과는 이미 나왔을 것"이라며 "실사결과를 놓고 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가 비용절감안을 놓고 노조 동의를 받아내지 못할 경우 채권단이 사전회생계획제도를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도 있다는 말도 나돌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