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가 온라인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P2P금융사들에 맞서 중금리 대출시장을 지켜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길호 대표는 조직개편과 새 기술 도입 등을 통해 OK저축은행의 온라인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정 대표는 2월 온라인사업부를 새로 만들면서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모바일과 온라인 플랫폼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9월에는 챗봇 서비스인 ‘오키톡’을 선보였다. 챗봇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봇의 상담 서비스를 말한다.
고객들이 오키톡에 접속하면 금리와 한도 등 일반적 내용은 챗봇을 통해 상담하고 더 자세한 내용은 상담원에게 실시간으로 연결해 상담할 수 있다.
온라인 대출이 더 쉬워지도록 광학문자판독(OCR)의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 광학문자판독은 인쇄되거나 손으로 쓴 글씨를 컴퓨터가 자동으로 인식하는 기술을 말한다.
광학문자판독 기술을 활용하면 대출과 관련된 서류를 상담원이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도 컴퓨터가 인식하는 만큼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이 밖에 현재는 신용대출 중심인 온라인 상품군도 앞으로 계속 확대하기로 했다.
정 대표가 이렇게 온라인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맞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연합회와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는 6~7%가량인데 비해 저축은행들의 주요 수익원인 중금리 대출상품의 금리는 10~18% 사이였다.
인터넷은행은 오프라인 점포가 없고 직원이 기존 금융사에 비해 훨씬 적은 만큼 비용을 줄여 낮은 대출금리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신용등급이 비슷한 고객군 안에서는 저축은행보다 인터넷은행에 수요가 더 몰릴 가능성이 높다.
P2P금융기업들의 성장세도 이겨내야 한다. 에잇퍼센트와 렌딧 등 P2P금융기업들이 중금리 대출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기 때문이다.
P2P금융은 중개기업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돈을 빌리는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되어 있다. 빌리는 사람은 기존 금융권에 비해 편하게 대출할 수 있고 빌려주는 사람은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10월 기준 P2P업계의 대출취급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배 증가했다”며 “다른 금융상품보다 투자수익이 높고 중금리대출 수요에 부응한 개인 신용대출 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공급한 덕분”이라고 파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에 법정 최고금리도 인하되면 저축은행 업계의 업황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며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결합) 서비스를 강화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것이 저축은행들의 생존전략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