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7-12-18 11: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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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기업구조혁신펀드 출범을 계기로 국책은행 중심의 구조조정에서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으로 판도를 바꿔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18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기업구조혁신 지원방안 추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기업구조조정은 채권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져왔고 국책은행이 주도적 역할을 해 ‘관치’라는 오해를 받아왔다”며 “기업들의 시장성 차입이 늘어나면서 기업구조조정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도 확대돼 기존과 같이 채권은행 중심의 구조조정으로는 전체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바라봤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8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기업구조 혁신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및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은행들의 보수적 채권관리 관행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부실기업의 구조조정 채권을 은행이 계속 보유하는 것이 최선이 아니다”라며 “기존의 보수적 채권관리 관행과 은행권의 유인구조 등과 관련해 개선해야할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자본시장이 주요산업의 글로벌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기존 굴뚝산업이 4차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혁신을 선도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그 마중물 역할을 기업구조혁신펀드가 담당해달라”고 말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과 한국성장금융, 은행 8곳(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은 18일 내년 상반기까지 기업구조혁신펀드의 모(母)펀드에 5천억 원을 출자하는 양해각서를 맺었다.
기업구조혁신펀드의 모펀드를 관리·운영하는 한국성장금융에는 공정한 절차를 통해 능력있는 사모펀드(PEF)를 발굴해달라고 당부했다.
최 위원장은 “성장 가능성이 있지만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다시 일어서도록 도와주는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기업구조조정 플랫폼이 바로 그 기능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기업구조혁신 지원방안이 중소·중견기업이 재기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최 위원장은 “재무구조가 취약한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낙인효과’와 채권은행의 위험회피 등으로 구조조정 사각지대에 남아있다”며 “새 기업구조혁신 지원방안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의 상담창구가 되고 자본시장이 기업의 혁신을 지원해 ‘생산적 금융’의 중심에 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국내기업들의 경영상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 위원장은 “중소·중견기업들은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며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와 해운·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구조조정 대상 기업뿐 아니라 그 협력업체로 부실이 전이될 가능성도 크다”고 바라봤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은 지금이 우리나라 구조개혁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출범하는 기업구조혁신펀드와 기업구조혁신 지원센터가 시장중심의 기업구조조정과 선제적 구조조정의 주춧돌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