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노조 협상 해를 넘기나  
▲ (왼쪽)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과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위원장

현대중공업 노사가 임금협상을 놓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노사갈등이 6개월을 넘기고 있지만 타결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서울로 상경해 시위를 벌였고 20일부터 이틀 동안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돌입을 결정하기로 했다.

권오갑 사장은 임원감축과 조직개편, 연봉제 도입 등 비상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자칫 올해 안에 노조와 임단협 타결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중공업 노조원 130여 명은 19일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서울 계동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임금 인상안 수용, 성과중심 연봉제 폐기, 사내 하청·물량팀의 정규직 전환 등 고용구조 개선 등을 요구했다.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회사가 고통분담 책임을 노조에 돌리고 있어 상경투쟁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 간부들도 합류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계동사옥 앞에서 집회를 연 것은 거의 20년 만이다.

정병모 위원장은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임단협 교섭이 끝나지 않고 있다”며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회사의 잘못된 연봉제와 통상임금 문제를 돌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잔업을 거부하는 등 점점 투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가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20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쟁의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파업돌입을 결정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회사가 11월5일 임단협 최종 수정안을 내놓은 뒤 교섭이 중단된 상태다. 노조는 13만2천13 원의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3만7천 원 이상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11월5일 내놓은 임단협 최종안 이후로 새로운 제시안을 내놓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가 연봉제 도입을 반대하는데 연봉제는 사무기술직 과장급 이상이고 그 이하는 노조와 협의 뒤 도입하게 될 것”이라며 “생산기술직은 연봉제 도입 검토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뿐 아니라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 조선3사가 모두 올해 임단협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그러나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다음주  노사간 다시 협상에 들어간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도 조만간 사측과 다시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3만7천 원 인상을 수용해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돼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에서 현대중공업이 차지하는 위상이 워낙 커 현대중공업 노사협상이 타결되지 않는 한 현대미포조선이나 현대삼호중공업도 자체적으로 타결안 합의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서인문 현대삼호중공업지회 부지회장은 “일단 회사와 교섭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임금협상안은 현대중공업그룹 차원에서 풀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

  권오갑, 현대중공업 노조 협상 해를 넘기나  
▲ 현대중공업 노조가 19일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