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엔지니어링 노조가 13일 서울시 종로구 계동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앞에서 노조 설립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국건설기업노조> |
현대엔지니어링 노동자들이 회사 설립 43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현대엔지니어링 노조는 13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계동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앞에서 노조 설립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엔지니어링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노조를 설립했다”며 “14일부터 조합원들을 모집한 뒤 적정 숫자가 모였다고 판단하면 회사에 단체협약 교섭을 요구해 회사의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들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에 노조가 생긴 것은 1974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현대엔지니어링 노동자들은 11월25일 창립총회를 연 뒤 8일 민주노총 건설기업노조의 한 지부로 노조 설립을 인준받아 정식으로 출범했다.
노조는 현대자동차그룹에 인수된 뒤 합병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노동자들의 희생이 많았지만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환경이 계속돼 노조를 창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회사가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되고 합병되는 과정에서 그룹의 일방적 구조조정에 따라 권고사직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징계해고를 통한 압박도 많았다”며 “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현대엠코와 합병이 추진되면서 직원들의 희생이 많아졌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현재 노사협의회라는 기구가 있지만 회사 내 노동자들의 불만이 제대로 반영된 적은 없다”며 “성과연봉제 도입이나 본부별 평가제 등 합리적이지 않은 회사의 시스템변화가 진행될 때도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앞으로 현대엔지니어링과 다른 계열사의 합병이 진행될 경우 합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합리적 조치 등을 막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노조는 “회사가 또다시 인수합병을 진행하게 될 경우 과거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회사의 구조조정과 인사에 대해 조합원들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회사가 비합리적 조치를 진행하면 그에 맞서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