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를 흡수합병한 우리은행이 19일 주식시장에 다시 상장됐다. 우리은행 주가는 이날 하한가까지 폭락했다.
증권가에서 우리은행의 기준주가가 너무 높게 평가받은 데다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경영권지분 인수입찰 참여를 유보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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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우 우리은행장 |
우리은행은 19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 1만3100 원을 기록했다. 시초가 1만5400 원과 비교하면 주가가 14.94%나 하락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개장 전에 호가를 접수해 시초가를 기준가격 1만7100 원의 90% 수준인 1만5400 원으로 정했다. 기준가격의 90~200% 범위 가운데 하한선을 시초가로 결정한 셈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일 우리금융지주를 흡수합병하면서 비상장사에서 상장사로 탈바꿈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8일까지 거래가 정지된 뒤 상장폐지됐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우리은행이 재상장하면서 기준가격을 너무 높게 잡아 첫날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고 봤다.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는 합병 뒤 자본과 주식수가 같으며 재무구조도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우리은행 기준가격 1만7100 원은 우리금융지주 마지막 거래일 종가 1만1900 원보다 43.7%나 높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으로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은행으로 상호만 변경한 수준”이라며 “이론적으로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더 높아야 하는데 회계법인이 기준가격을 다르게 산출했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전 참여를 유보한 점도 주가하락에 영향을 줬다.
교보생명은 지난 18일 이사회에서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예비입찰 참여를 논의한 끝에 공식적 참여선언을 일단 유보했다. 대신 입찰 마감 직전 내부 경영위원회를 열어 최종결정을 맡기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인수전 참여 결정을 미루면서 우리은행 민영화 전망이 밝지 않다고 투자자들이 봤고 이런 우려가 주가에 악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주가는 오는 28일 경영권 지분 30% 매각 예비입찰과 소수지분 매각 본입찰이 마감될 때까지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이 경영권 매각에 실패할 경우 소수지분 인수자 물량이 모두 잠재적 매물이 된다”며 “매각실패 때문에 생긴 충격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를 흡수합병하면서 19일부터 최대주주가 우리금융지주에서 예금보험공사로 바뀌었다. 변경 뒤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 지분 56.97%를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