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가 현대기아차와 글로벌 자동차 판매격차를 줄이는 상황에서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 현대기아차와 판박이 전략을 내놓으면서 정면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5일 중국 중장기전략인 ‘중국 2025’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중국 매출을 50% 늘리고 전기차와 SUV를 중심으로 50종의 새 모델을 출시하기로 했다. 
 
포드, 중국에서 현대기아차와 '판박이' 전략으로 글로벌 판매 5위 넘봐

▲ 짐 해킷 포드 최고경영자(왼쪽)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이와 함께 고급차 링컨 브랜드를 포드 브랜드와 분리해 운영하고 2019년부터 현지에서 생산한다.

올해 말에 경정비 브랜드 ‘퀵레인(Quick Lane)’을 출범하고 2018년까지 퀵래인 매장을 100개로 늘린다.

또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시장도 선점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바이두와 자율주행 기술협력을 강화하고 2019년까지 모든 차종에 스마트 커넥티드 기능을 탑재한다.

포드는 중국 2025 계획을 발표하고 이틀 뒤인 7일에 중국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와 향후 3년 동안 온라인 자동차 판매, 인공지능, 운송 서비스 분야 등에서 협력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포드가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 판매부진에 빠지자 공격적 전략으로 돌파구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포드는 2016년 중국에서 2015년보다 12.7% 증가한 127만 대를 팔았다. 하지만 2017년 1~10월 중국에서 2016년 같은 기간보다 5% 줄어든 94만2천 대를 파는 데 그쳤다. 

포드는 2014년 ‘15·15’ 계획을 발표하면서 2015년까지 중국에서 15종의 새 모델을 투입하고 딜러점을 680개로 늘리는 등 양적 성장에 박차를 가했다. 이번 중국 2025 계획을 통해 친환경차, 고급차, 미래차 등에 주력하기로 하면서 질적 성장으로 방향으로 튼 것으로 보인다. 

안영덕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포드가 2014년 이후 ‘15·15’ 계획 등 양적 확대 중심으로 중국 전략을 추구했지만 상품 차별화, 브랜드 경쟁력 제고 등 질적 성장 뒷받침 없이는 향후 중국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글로벌 자동차 판매순위 6위인데 5위 현대기아차를 바짝 뒤쫓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포드의 글로벌 판매량 격차는 지난해 상반기 44만 대에서 올해 상반기 16만 대까지 줄었다.

현대기아차는 특히 중국에서 사드보복을 겪어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탓에 글로벌 판매순위 5위 수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사드보복 이후 단기간에 판매량을 회복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친환경차, 고급차, 미래차 등 상품 경쟁력 높이기로 하면서 판매부진의 탈출구를 찾고 있다. 

포드가 현대기아차와 '판박이 중국 전략'을 앞세우면 중국에서 글로벌 판매순위 5위 경쟁을 펼치는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현재 중국에서 SUV 4종을 팔던 데서 2020년까지 7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현대차와 기아차는 2020년까지 각각 새 친환경차 5종을 출시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기아차는 11월 중국 광저우모터쇼에서 고성능세단 스팅어를 공개하고 현지판매를 시작했다. 

현대기아차는 포드에 앞서 바이두와 손잡고 중국에서 처음으로 커넥티드카 서비스인 ‘바이두 맵오토’와 ‘두어 OS 오토’를 선보였으며 기아차 포르테, 현대차 ix35 등 새 모델에 이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9월 중국에서 2016년 같은 기간보다 41.6%나 줄어든 70만2017대를 파는 데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