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하락세를 딛고 반등할 수 있을지 외국 분석기관들도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꾸준한 이익성장과 주주환원 강화로 주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반면 반도체 업황의 악화 가능성이 높아 삼성전자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레피스는 5일 경제전문지 포브스를 통해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반도체 호황기를 맞아 연초보다 40% 이상 상승했다”며 “상승세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레피스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현재보다 15% 정도 하락한 2천 달러(약 217만 원)으로 제시했다. 최근 전 세계 분석기관들이 내놓은 목표주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5일 삼성전자 주가는 장 초반부터 1% 이상의 하락폭을 보였다. 증권사 모건스탠리가 내년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여파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트레피스는 “삼성전자의 올해 이익성장에 크게 기여했던 반도체 호황기는 곧 마무리될 것”이라며 “반도체 경쟁사들의 낸드플래시 기술력이 높아졌고 생산량도 대폭 늘어났다”고 바라봤다.
D램 업황도 내년 상반기까지 양호한 흐름을 보이겠지만 이후부터 빠른 가격하락세를 보이며 삼성전자 실적과 주가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트레피스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도 샤오미 등 중국 경쟁사들의 빠른 추격으로 입지가 불안해지고 있는데다 애플과 구글 등 기업보다 수익을 내기 어려워 불리하다고 바라봤다.
반면 증권분석기관 모틀리풀은 삼성전자 주가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애플 주식보다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모틀리풀은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공급증가로 매출을 크게 늘릴 여력이 충분하고 주주환원도 대폭 강화할 채비를 갖추고 있어 주가상승에 더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해마다 10조 원 안팎을 주주환원에 활용할 계획을 최근 내놓았다. 이전보다 약 2배 정도로 늘어난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대체로 삼성전자 주가가 일시적 조정기간을 겪은 뒤 크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망이 크게 엇갈리며 불안한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수도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반도체 시장상황을 지금 예측하기는 사실 이르다”며 “하지만 반도체 호황기가 이른 시일에 끝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