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비은행사업 강화를 경영목표로 제시했지만 갈 길이 아직 멀다.
인수합병 등을 통한 사업확대도 국책은행인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아 보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행장은 기업은행의 전체 수익에서 비은행사업의 수익비중을 20%선까지 높이는 목표를 세우고 은행과 다른 계열사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IBK캐피탈, IBK연금보험, IBK투자증권, IBK저축은행, IBK자산운용, IBK시스템, IBK신용정보 등 일반자회사 7곳(기업은행 중국법인 제외)을 두고 있다.
김 행장은 2016년 12월 취임사에서 “기업은행 순이익의 20% 이상을 비은행부문에서 내겠다”며 “은행에 90% 이상 쏠린 수익구조를 빨리 바꾸지 않으면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올해 기업은행과 IBK투자증권의 상품과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복합점포 6곳의 추가 개점을 결정해 전체 복합점포 수를 10곳으로 늘렸다.
기업은행은 대출을 받지 못한 고객을 IBK캐피탈에 연결하는 방식 등으로 협업하고 있다. 캄보디아에 IBK캐피탈과 함께 복합점포를 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누적 순이익 1조2506억 원을 냈는데 은행의 비중이 1조970억 원(87.7%)에 이른다.
2016년 순이익 1조1646억 원 가운데 은행의 비중이 1조267억 원(88.1%)이었던 것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비은행계열사의 순이익 비중이 10%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기업은행 연결기준에 반영된 비은행계열사 순이익 자체는 3분기까지 1536억 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 1158억 원보다 19% 늘었지만 은행의 순이익 증가폭이 훨씬 컸다.
기업은행 비은행계열사의 규모가 작은 편이라 실적이 좋아져도 전체 순이익에서 비중을 높이기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3분기 연결기준 자기자본 19조5946억 원을 보유했는데 은행이 18조8141억 원(96.01%)을 차지하고 있다.
IBK캐피탈, IBK연금보험, IBK투자증권 등 비교적 비중이 큰 계열사들도 자산 기준으로 업계 중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기업은행이 기획재정부를 최대주주로 둔 국책은행인 점을 감안하면 일반 금융지주사나 민간은행처럼 증자나 인수합병을 통해 비은행계열사의 몸집을 키우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사장이 2016년 자기자본을 늘리기 위해 기업은행과 유상증자를 협의하겠다는 뜻을 내보였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은 사례도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비은행사업 강화는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사안”이라며 “은행의 개별 사업그룹이 업무계획을 세우거나 신사업을 검토할 때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